홍종운 박사의 생명이야기 ① 광합성

햇빛은 에너지를 보내는 수단…
태양에너지는 광합성 거쳐야
손으로 잡고 저장할 수 있다

광합성이란 말은 누구나 학교 다닐 때 한 번쯤 들어보고, 이 말에 관해 시험을 치렀던 이들도 더러 있을 것이다.
중학교 3학년인 이웃집 학생의 과학책에 광합성이란 말이 실려 있고 광합성작용의 화학방정식이 쓰여 있는 걸 봤다. 그 학생에게 “광합성에 대해 배웠냐?”고 물어봤더니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다시 물었다. “광합성의 의미가 뭐라고 생각하냐?” 그 학생의 답은 이랬다. “그런 건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시지 않으셨고, 시험에 나오지도 않아요.” 그 학생은 광합성의 화학식만 외우면 그 의미 같은 건 몰라도 되는 걸로 여기고 있는 것 같았다. 모든 걸 시험위주로만 가르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고등학교의 책에는 광합성에 대해 무려 20페이지에 걸쳐 매우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그 의미에 대해서는 실려 있지 않다. 지식만 가르치고 지혜는 가르치지 않는 오늘의 교육에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광합성의 의미는 뭘까? 농업의 본질이다. 광합성이 없다면 농업은 있을 수 없다. 그런데 농업은 생명이란다. 이른바 삼단논법(三段論法)이란 걸 써서 광합성과 생명과의 관계를 따져보자. ①‘광합성’은 농업의 본질이다. ②그런데 ‘농업’은 ‘생명’이다. ③따라서 ‘광합성’은 ‘생명’이다.
광합성은 생명이란다. 생명은 다른 무엇보다도 에너지를 꼭 필요로 한다. 에너지는 뭔가?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생물은 쉬지 않고 일을 해야 살 수 있다. 숨도 쉬어야 하고, 소리를 듣기도 해야 하고, 물도 흡수해야 하고, 먹은 걸 소화시켜야 하고, 음식이 소화된 걸 몸의 각 부분에 보내야 하고, 몸에 생긴 여러 가지 찌꺼기를 걸러내기도 해야 하고, 생각도 해야 한다. 결국은 살아있다는 것은 에너지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생물은 그 에너지를 어떻게 얻는가?
지구상를 포함한 태양계 모든 생명체의 에너지의 근원(根源)은 태양이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큰 불덩어리인 태양의 무게는 지구질량의 33만 배다. 태양은 무게만 놀랍게 무거운 게 아니라, 뜨겁기도 대단하다. 태양의 표면온도는 약 6000℃이고 내부온도는 100만℃란다.
그런데 어떤 물체가 아무리 뜨겁더라도 무게가 가볍다면 별 게 아니다. 곧 식기 때문이다. 그 엄청나게 큰 태양의 표면온도가 쇠를 녹이는 공장의 용광로보다 훨씬 뜨겁다는 사실을 생각해보자. 그런데 어떤 뜨거운 물체라도 아주 멀리 있으면 겁낼 게 없다. 지구보다 태양에 가까운 금성이나 수성은 너무 뜨거워 생물이 살 수 없고, 지구보다 태양으로부터 멀리 떨어져있는 화성이나 토성 등은 너무 추워서 생물이 살수 없다. 다행히 지구는 태양으로부터 알맞은 거리에 있기 때문에 태양의 빛이라는 에너지를 받아도 너무 춥지도 덥지도 않다. 태양과 지구 사이의 거리는 약 1억5천만㎞이다. 그런데 그 머나먼 거리를 햇빛은 단 8초 동안에 온다. 햇빛, 그게 태양이 지구에 에너지를 보내는 수단이다. 그 속에 태양의 에너지가 들어있는데, 그대로는 잡을 수도 없고 저장할 수 도 없다. 오로지 광합성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손으로 잡을 수도 있고 저장할 수도 있다.(계속)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