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고부갈등은 영원히 풀 수 없는 숙제인 것 같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간의 갈등을 담은 속담에 이런 것이 있다.
‘배 썩은 것은 딸 주고 밤 썩은 것은 며느리 준다.’, ‘시어머니는 설탕으로 만들어도 쓰다’ 등 동서양 속담이 하나같이 서로를 증오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심지어 잡초나 야생화의 이름까지 며느리배꼽, 며느리밑씻게 등 며느리를 시기하고 비하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유교적 전통문화가 남아 있는 농촌일수록 고부갈등은 더욱 심한 것 같다. 최근에는 농촌 다문화가정의 외국인 며느리와 시부모 사이의 갈등은 더욱 심각한 것 같다.
고부갈등의 시발점은 무의식적으로 내뱉는 말 한마디에서 시작된다. 얼마 전 도시에서 고향으로 내려와 홀어머니를 모시면서 살고 있는 부부를 만난 적이 있다. 도시에 살 때는 어머님이 둘도 없는 며느리라며 사랑을 했는데 고향으로 돌아 온지 얼마 되지 않아 고부갈등이 시작되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은 그 사이에 낀 남편을 더욱 힘들게 한다. 어느 한편을 편들었다가는 바로 끝장이 나기 때문이다. 고부간의 편견과 오해를 씻고 두 사람의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는데 꼬박 3년이 걸렸다고 한다. 귀농 후 힘든 농사일보다 고부갈등을 푸는 일이 더 힘들었다고 틀어놓는다. 고부갈등을 푸는 일은 남편의 몫이다. 남편은 우선 아내와 신뢰와 사랑을 바탕으로 대화를 나누고 어머니와의 관계를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는 주문한다.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등 따뜻한 말 한마디가 고부갈등을 푸는 열쇠가 된다.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소통이야 말로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지름길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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