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이병석 농촌지도관

이제 쌀은 생산·가공에서
유통·체험·관광 아우르는
6차산업으로 가야…

쌀은 옛날에 돈과 같이 취급돼 많으면 부의 상징이요, 쌀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다른 물건과 바꿀 수 있었고, 돈 같이 빌려주고 이자도 받을 수 있었다.

최근 들어 쌀은 농산물 중에서도 돈이 별로 되지 않는 농산물로 전락해 소농은 땅을 놀릴 수 없어 남에게 빌려주거나 할 수 없이 농사짓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일정 규모가 돼서 농사를 잘 지어 놓아도 이것저것 경비를 제하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고, 잘못하면 밑지는 장사되기 일쑤다. 설상가상으로, 한중FTA 타결, 쌀시장 개방 등이 쌀농가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직불금 상향조정, 2모작 재배 권장, 규모화 등 생산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다각도로 내놓고 있으나 현재 쌀값은 10년 전과 별 차이가 없고 비료․농약․인건비 등 경영비가 그 동안 많이 올라 수지가 맞지 않는 농사가 돼 버렸다.

현 정부는 국정과제 중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농림축산업의 신성장동력화’를 농정과제 제1지표로 정해 추진하고 있고, 지난해 ‘농촌융복합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6차산업화법)’을 제정해 오는 6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도 지난해부터 쌀을 이용한 가공․유통․체험․관광을 연계한 융복합 종합산업으로 육성해 지역별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전국적으로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단순한 생산만 하던 농사꾼이었다면 이젠 여러 과정을 거쳐 부가가치가 높은 새로운 산업으로 발돋움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경영체의 사장이 되는 것이다.

일례로 경기도 남양주의 ‘쁘띠아미’는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신품종 삼광벼를 이용해 우리 쌀빵을 만들어 팔고 있으며, 소비자 체험활동도 곁들여 연간 3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전남 곡성의 ‘미실란’은 삼광벼, 유색미 등 특수미를 생산해 발아현미, 오색미를 가공하고 떡만들기 등 체험활동으로 2억 원의 수익을 올린다.

우리나라는 쌀이 남아돌고 정부 쌀 수매제가 폐지된 이후 계속된 사양길이다. 이젠 10년마다 한 번씩 쌀의 해를 지정해야 하지 않을까. 또한 매주 2번은 가족과 함께 쌀밥 먹는 날로 정해 쌀 소비를 늘리고 쌀의 중요성을 더 부각시켜야 하지 않을까?

누구나 아침에는 신체활동이 많은 만큼 식사가 중요하다. 자료에 보면 아침식사는 두뇌활동에 도움이 되고 고른 영양섭취로 자라나는 아동의 성장을 돕는다고 한다. 또한 아침식사는 다이어트에도 많이 도움이 된다.

이제 쌀은 생산․가공에서 유통․체험․관광 등을 아우르는 6차산업으로 가야한다. 앞으로 쌀농사와 더불어 농촌의 다양한 문화를 살리는 교육장 개설, 쌀빵집 운영, 파종에서 수확까지 체험 교육, 주말농장 운영 등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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