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맛을 되살린다 - 맛의 방주에 오른 토종먹거리 20가지 ⑧김해장군차

사라질 위기에 놓인 종자나 음식이 국제적으로 맛의 방주에 등재돼 온 인류가 함께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토종 먹거리 자원 8가지가 등재된데 이어, 올해는 20가지가 국제슬로푸드생명다양성재단 맛의 방주에 올랐다.
남양주먹골황실배, 제주꿩엿, 제주강술, 제주쉰다리, 제주재래감, 제주댕유지, 제주재래돼지, 예산홍어맛김치, 예산집장, 파주현인닭, 울릉홍감자, 울릉옥수수엿청주, 울릉손꽁치, 감홍로, 먹시감식초, 논산을문이, 어육장, 토하, 청실배, 어간장이 맛의 방주에 올랐다. 연속기획으로 하나씩 종자나 음식을 보전해야 하는 이유와 그 특징을 알아본다.

◆ 김해장군차의 역사와 특징
찬란한 철기문화를 꽃피우면서 동북아 해상강국으로 군림하던 제4의 제국 가야문화가 하나하나 재조명되고 있는데, 장군차 역시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김해장군차는 서기 48년 가락국의 시조인 김수로왕과 혼인한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 허황옥이 바다를 건너 김해로 오면서 차 씨앗을 가져와 김해지역에 전파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전통차이기 때문이다.

<삼국유사> ‘가락국기’ 편에 김수로왕의 17대손 갱세급간이 매년 명절이면 차를 제사상에 올렸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능화의 <조선불교통사>에는 김해의 백월산에 죽로차가 있는데, 수로왕비 허 씨가 인도에서 가져온 차씨 라고 전한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들 기록에 근거한다면 서기 828년 대렴공이 처음 가져왔다는 설보다 무려 780년이나 앞선다고 볼 수 있다.

1530년 중종의 명에 의해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 ‘불우(佛宇)’조에는 고려 충렬왕이 쓰시마정벌을 위해 김해에 주둔하던 군사들을 위로하기 위해 들렀다가 금강사(金剛社)터에 있는 산다수(山茶樹)의 맛을 보고 그 맛이 뛰어나 장군(將軍)이라는 칭호를 내려 오늘날 장군차의 유래가 됐다.

김해는 차 재배의 유리한 천혜의 기후조건과 토질을 갖고 있다. 특히 장군차는 다른지역의 차잎에 비해 잎이 크고 넓은 ‘대엽류’로서 그 깨끗한 맛과 향이 매우 뛰어나다. 김해장군차는 남방계 대엽류로서 다른 차나무와 비교하여 잎이 크고 두꺼워 차의 주요성분인 카테킨을 비롯해 아미노산, 비타민류, 미네랄을 비롯한 무기성분 함량이 높은 편이다.

또한 들찔레향기같은 상큼한 차향, 마시고 난 뒤의 입안 그윽하게 느껴지는 달콤한 감칠맛 등 그 특유의 차맛은 그 옛날 우리 선조들께서 차례상에 올리거나 귀한 자리에서 마셨다는 그 전통의 차 맛을 대변해주는 차가 장군차라 할 수 있다.

◆ 소멸위기에 처한 이유는 무엇?
장군차는 한때 기록만 남아 있을 뿐 그 실체가 잊혀졌으나, 1987년 향토사학자들이 김해 장군차 군락을 발견한데 이어 1999년 농가 재배가 시작되면서 복원됐다.
한때 김해장군차영농조합법인 조합원을 비롯한 41개 농가들이 62ha에서 김해 장군차 5톤을 생산하기에 이르렀으나 최근 고령화 등으로 인해 농가수가 줄고 있다.

◆ 김해장군차를 복원하기 위한 노력은?
전국차인연합회는 2007년 5월 16일 대한민국 제1호 다인(茶人)으로 김해 장군차를 전한 가야국 왕후인 ‘허황옥’을 지목해 선포하는 등 장군차를 우리나라 최초의 전통차로 인정했다.

김해 장군차는 2008년 6월 ‘차의 세계화전’에서 금상을 비롯한 3가지 상을 수상했고, 그해 9월, 제7회 국제명차품평대회 최고상, 그리고 2010년 제8회 국제명차품평대회에서 금상과 은상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연속 차의 날 기념 올해의 명차에 선정됐다.

김해시는 이같이 세계명차품평대회에서도 최고상을 수상한 김해장군차 명품화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장군차의 역사성과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김해시농업기술센터와 협력해 국내 차 애호가를 초청하여 장군차 체험투어, 무료시음, 시범찻집 운영 등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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