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중고생 12명이 관내 임대아파트에 사는 독거노인 아홉 분의 자서전을 쓰고 있다. 자서전 쓰기는 노원구청이 만든 또 하나의 노인자살예방법으로 추진되고 있다. 독거노인 자서전쓰기 작업으로 노인들은 손자 같은 학생들을 만나 위로를 받는 따뜻한 자리가 되고 있다.

인터뷰를 한 노인들은 평균연령 81세로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치른 참으로 고달픈 삶을 살았다. 때문에 심약한 노인들은 힘들었던 과거를 회상하는 것을 꺼려해 선뜻 말문을 열지 않았다. 그러나 학생들의 간청으로 간신히 말문이 트였다. 학생들에게는 이를 통해 나라사랑, 노인공경의 깊은 뜻을 새기는 값진 계기가 됐으며, 또한 글을 쓰고, 다듬는 솜씨를 늘리는 좋은 교육의 기회가 됐다.

이런 일은 비단 노원구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그리고 대학생에게까지 널리 확산됐으면 한다. 개인의 얘기지만 많은 사람의 얘기를 모으면 값진 역사기록물이 될 것이다.

최근 보릿고개와 6·25전쟁 폐허에서 헤어나 압축성장을 이끌어낸 70~80대 주역들의 처절한 삶을 그린 영화 ‘국제시장’이 개봉돼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이 영화엔 6·25전쟁 중 흥남부두에서 피난민들이 미군수송선에 서로 타려는 아비규환의 사투장면이 실감있게 담겨있다. 파독광부와 간호사, 월남참전용사, 중동건설노무자의 처절한 삶의 모습이 감동을 준다. 우린 이들의 귀중한 공헌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 우리의 기록물 보전은 너무나 허술하다. 1974년 개통된 경수간 전철1호선 설계도도 일본에 건너갔다. 1975년 서울 대연각호텔의 화재 TV기록물은 독일 소방교재로 넘어갔다. 역사기록물을 잘 모으고 길이 보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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