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희 기자의 ‘세상만사’

‘오너스(Onus)’란 말은 막중한 책임 혹은 부담을 뜻한다. ‘인구(人口) 오너스 시대’란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줄어들며 경제성장이 지체되는 시대를 말한다.
다 알고 있다시피 우리나라도 이제 저출산과 노년층(65세 이상)의 급증으로 초고령화 사회에 들어서고 있다. 전체인구 5,061만명 중 노년층이 2014년 665만명, 2016년 686만명, 2030년엔 1,281만명이며, 기초연금 수급자가 410만명에 달한다. 그런 반면에 65세 이하의 생산가능인구는 2014년 3,695만명이던 것이 2016년 3,704만명으로 정점을 찍으면서 감소세로 돌아서 2030년엔 3,289만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부양해야 하는 노인 비중이 2014년 17.3명으로 6명이 노인 한 명을 부양하다가 2030년에는 38.6명으로 배 이상 늘어나고 2060년에는 80.6명으로 생산가능인구 한 명이 노인 한명을 부양하게 되어 있어 고령화가 우리 사회에 막중한 부담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이젠 ‘100세 고령화 시대에 어떻게 나이 들 것인가’가 노인 당사자들에게도 커다란 화두가 되어 있다. 오승근이란 가수의 노래처럼 ‘세월아 비켜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하며 호기를 내세우는 노노족(No老族)도 많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저 옛날 조선조 때인 18세기에 83세까지 장수한 실학자 성호 이익(1681~1763)은 ‘노인의 10가지 좌절’이란 글에서 노년의 비감(悲感)어린 풍경을 자못 유머러스하게 대유적으로 그려놓았다.- ‘대낮에는 꾸벅꾸벅 졸음이 오고, 밤에는 잠이 오지 않는다. 곡할 때는 눈물이 안나고, 웃을 때는 눈물이 흐른다. 흰 얼굴은 검어지는데, 검은 머리가 희어진다. 30년 전 일은 모두 기억해도, 눈앞의 일은 잊어버린다. 눈을 가늘게 뜨고 멀리 보면 분별할 수 있는데, 눈을 크게 뜨고 가까이 보면 도리어 희미하다. 배고픈 생각은 자주 있으나, 밥상을 대하면 먹지 못한다…’

눈 앞에 그려지는 노쇠한 노인의 모습들이 웃음보다는 눈물이 난다. 얼마 전 S생명 은퇴연구소에서 돈·생활, 일·인간관계, 건강에 대해 50대 이상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은퇴 전 준비해 놓을 걸…’하고 가장 후회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물었다. 1위가 노후자금, 2위가 취미, 3위가 운동으로 체력단련을 못했다는 것이었다. 80세의 한 저명한 정신과 전문의는 죽기 전 마지막 10년을 마음대로 살기, 맺힌 것 풀기, 나누며 살기를 실천해 보겠다고 했다. 정말 죽기 전 마지막 10년이 왜 우리에게 소중한가를 일깨우는 덕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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