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렌드를 잡아라 - ④새롭게 뜨는 유망 작물

▲ 최근 부는 웰빙 트렌드에 편승해 다양한 건강기능성을 지닌 작물들이 틈새 소득작물로 부상하고 있다.(사진은 잘 익은 아로니아 열매)

아로니아․여주․강황․차요테 등 재배면적 확산
전문가들 “가공설비․홍보 등 뒤따라야” 신중론

 농산물 시장개방에 경기 침체 등 농업환경을 둘러싼 여건이 녹록치 않다. 품목별로 과포화 상태이거나 수급조절 실패로 농산물 가격이 들쑥날쑥해 안정적인 농업경영이 힘든 게 요즘 우리 농업의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웰빙 트렌드에 맞춘 건강기능성 작물이 새로운 소득작목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 작물은 아직 재배량이 많지 않지만 희소성과 충분한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점차 재배면적이 확대되며, 주류 농산물로의 진입을 꾀하고 있다.

기능성 소과류 ‘아로니아’
아로니아(일명 ‘블랙초크베리)는 항산화물질인 폴리페놀 등 기능성 물질이 여타 과일보다도 많이 함유돼 있어 여러 나라에서 재배가 늘어나고 있는 소형 과일이다. 러시아에서는 1940년부터 아로니아를 주스와 와인용으로 재배하기 시작해, 1970년대 러시아로부터 아로니아를 도입한 폴란드가 현재 전 세계 생산량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5~6년 전 묘목이 들어오기 시작해 최근 면적이 확산 일로에 있는데, 정확하지는 않지만 전국적으로 재배면적이 600~1,20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추위와 병해충에 강해 재배가 어렵지 않고, 타 작목에 비해 단위면적당 소득도 높아 농가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로니아는 여러 과실 중에서 가장 많은 항산화물질을 만들어내 의약계 연구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국아로니아협회 관계자는 “아로니아는 내한성이 강하고 병해충이 거의 없어 유기농업에 적합한 작목”이라며 “현재 전북 고창․무주, 충북 단양, 경북 문경․상주, 경남 거창, 충남 금산 등 중부 내륙지역을 중심으로 재배면적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단양군에서는 아로니아를 전략작목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자체 차원에서 묘목과 가공시설을 지원해 현재 100㏊에서 재배되고 있다.

다만, 특성상 맛이 강하고 떫어서 생과로는 섭취가 쉽지 않아 가공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불편함과, 아직 소비자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점들은 재배와 소비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아로니아협회 관계자는 “면적 확대도 중요하지만 현재로서는 가공시설과 가공식품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최근 몇몇 지자체에서 아로니아 가공시설을 지원하고, 일부 농가에서는 다양한 가공식품도 개발하는 등 소비활성화를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협회 차원에서 가공공장 설립을 위해 국고지원을 추진하고 있으며, 홍보․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면서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생산자를 조직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여주․강황․차요테 등 열대작물도 주목
최근 지구온난화에 따라 열대채소 재배도 확산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작물이 여주와, 강황, 차요테 등이다.

박과 작물인 여주(쓴오이)는 채소 중에서 비타민C가 가장 많고, 각종 미네랄이 많은 영양 채소다. 쓴 성분이 많아 생체로는 먹을 수 없어 볶음, 샐러드, 튀김, 절임, 차, 주스 등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소비가 확대되면서 재배면적이 증가하고 있다.

전형적인 열대작물인 강황은 제주를 비롯해 남부지역 일부에서 재배되고 있다. 생강과에 속하는 강황은 병해충이 적어 재배하기 쉽고, 가공할 경우 장기간 저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예로부터 숙취 해소나 내장의 피로 완화 등 민간용법에 애용돼 온 강황은 최근 간기능 강화, 건강작용, 생활습관병 등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건강채소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박과채소인 ‘차요테’도 비타민C와 엽산, 동, 마그네슘, 칼륨 등 미네랄이 풍부해 건강기능성 작물로 소비자와 농가들에게 관심을 끌고 있다.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센터에서도 2007년 차요테 종자를 들여와 연구를 진행한 결과, 제주지역 노지에서 재배하는 데 성공함에 따라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재배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뿌리는 사각사각해 샐러드나 수프 등에 이용되는데, 무를 대용할 채소로도 손색이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재배와 소비가 많지 않은 새로운 작물의 도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전에도 장밋빛 희망에 부풀었다가 소리 없이 사라져간 작물들이 한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건강기능성 작물들의 충분한 성분 검증과 홍보․마케팅, 이용방법, 가공기술, 지자체나 정부의 지원 등이 톱니바퀴처럼 잘 맞아야 하고, 농가들도 섣부른 재배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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