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희 기자의 ‘세상만사’

세상이 깜짝 놀랄 무엇인가를 새로 만들어 내는 것은 모두 다 필요에 의해서다. 그런데 문제는 그 필요성을 어떻게 자각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분명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지금의 불편함을 그대로 끌어안고 가는 이들이 대다수인 반면, 소수의 어떤 이들은 부단하게 자신의 머리를 담금질 하며 그렇게 해서 응축시킨 아이디어를 ‘발명’이란 이름으로 세상에 내놓는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 바로 창조적 가치관이다.

어느 특정 무리들을 제한된 공간에 가두는데 총·칼 이상의 효과를 발휘했던 철조망이 한낱 보잘 것 없는 양치기 목동의 아이디어에서 발명된 것이라든지, 조미료의 원조랄 수 있는 일본의 미원(味元) ‘아지노모토’ 성공스토리가 그 예다. ‘아지노모토’라는 조미료를 시장에 내놓고 사장이 저조한 매출실적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하루는 사장이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는데, 역시 옆에서 볼 일을 보고 있던 말단사원 하나가 사장에게 말을 건넸다. “사장님, 뭘 그렇게 고민하십니까? 지금 한 개로 되어 있는 구멍을 여러개 뚫어놓으면 그만큼 많이 소비될 것 아닙니까?”
우스개로 지어낸 말 같지만, 실제로 그렇게 용기를 바꿔 매출이 급신장 했다고 전해진다. 아무렇지 않은 것같은, 누구도 생각지 못한 그런 반짝 아이디어가 때로 세상을 바꿔놓기도 한다.
얼마 전인 지난 해 말에 영국문화원이 설립 80주년을 맞아 미국·영국·중국·독일·일본·러시아 등 10개국에서 1만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해 ‘지난 80년 간 세계를 바꾼 80대 결정적 사건’을 1위부터 80위까지 순위별로 발표했다.

세계를 바꾼 사건 1위는 세계 인터넷망인 월드와이드웹의 개발이었다. 1989년 팀 버너스 리가 개발한 월드와이드 웹은 인터넷 접속프로그램(웹 브라우저)을 실행해 ‘www’로 시작하는 간단한 인터넷 주소만 입력하면 컴퓨터상에서 쉽게 그림·영상·문서를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로 인해 세계 인류의 교육·거래·소통 등의 생활양식이 획기적으로 바뀌었다.
그 다음 2위는 1943년의 페니실린 대량생산 방식개발, 3위에는 1980년대의 개인용 컴퓨터 보급이 올랐다. 그리고 옛 소련 붕괴(1991년), 인공위성 첫 발사(1957년), 피임약 개발(1955년), 텔레비전 방송 시작(1936년), 신용카드 개발(1950년) 등이 40위 안에 올랐고, 음식으로는 유일하게 인스턴트 라면 발명(1958년)이 63위에 올랐다.

전설적인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는 그의 창조적 가치를 단 한마디로 일축했다. “우주에 충격을 가할 정도의 물건을 만들자!”
자고 새면 ‘창조’를 노래하는 우리의 창조적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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