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 청주 ‘두리두리영농조합’ 박해순 대표

고향서 친정엄마 돌보다 장류사업에 투신
기능성은 높고 염도는 낮은 상황된장 생산

▲ 두리두리영농조합 박해순 대표(사진 왼쪽)과 그녀에게 손맛을 물려준 친정어머니 심순섭 할머니.

된장은 거의 모든 모든 식재료와 조화를 잘 이루며 맛을 돋우는 탁월한 전통식품이다. 또한 단백질이 많고 항암효능까지 지닌 발효식품으로 우리 국민의 식탁에 오르는 단골 메뉴다. 된장에 암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상황버섯을 넣어 된장의 맛과 효능을 극대화시킨 기능성 된장인 ‘심순섭할머니 된장’은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명품 된장으로 소문나 있다. 그 장을 만드는 두리두리영농조합 박해순 대표를 만났다.

그 어머니에 그 딸의 ‘손맛’
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심순섭할머니 된장’이라고 쓰여있는 커다란 입간판과 야트막한 산기슭 양지바른 곳에 놓인 500여 개의 항아리. 박해순 대표는 97세의 친정어머니 심순섭 할머니로부터 81년간의 된장 담그는 솜씨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이곳이 고향이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서울에서 줄곧 살았죠. 그러다 고향에서 어머니를 모시던 큰 오빠가 2007년 교통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등지면서 아들을 잃은 슬픔에 잠긴 어머니의 말벗이 되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왔어요.”
어머니를 모신지 2년여. 박 대표는 고향에서의 무료한 농촌생활을 달래려 콩을 재배했고, 수확한 뒤에는 내친김에 된장까지 담갔다. 박 대표는 어머니로부터 솜씨를 인정받았다. 그리고 허락을 받아 2009년 창업을 했다.

아미노산·단백질 풍부한 상황된장
당초 5억~6억 원만 투자하면 될 요량으로 창업했지만, 해썹(HACCP ; 위해요소중점관리제도) 기준에 맞춰 시설을 갖추느라 은행빚까지 얻었다. 전체부지 5,610㎡(1,700평)에 공장부지 4,290㎡(1,300평), 건평 462㎡(140평)의 공장과 목조가옥을 신축했다.
창업 뒤 심순섭 할머니의 권유로 색깔이 예쁘고 맛깔스러운데다 건강에도 좋은 상황버섯을 넣은 된장을 만들었다. 그녀는 창업 3년차 첫 판매에 순소득 1억 원을 넘겼다고 한다.
“창업 5년차에 접어들어 5년 숙성된 상황버섯된장을 수원여대 식품연구센터에 영양분석을 의뢰한 결과, 아미노산과 식물성단백질은 높고, 나트륨 함량은 일반된장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됐어요.”

조합원과 유기농콩 계약재배
2009년 마을주민 10명을 규합해 ‘두리두리영농조합’을 결성한 박 대표는 2012년에는 농업인 소규모 창업기술지원사업을 지원 받아 건물을 크게 증설하고 본격적인 양산체계를 갖췄다.
박 대표는 연간 콩 40~80가마를 사용해 4~8톤 가량의 된장을 생산하는데, 된장은 ㎏당 8만 원, 간장도 ℓ당 8만 원을 받는다.
된장·간장을 만드는 물은 150m 깊이의 지하암반수를 쓰고, 소금은 3년 이상 간수를 뺀 전남 해남산 천일염을 또다시 1년간 간수를 더 뺀 후 사용한다. 장독에서 자연적으로 줄어드는 간장은 줄어든 만큼 상황버섯 추출물을 넣어 보완한다.
재래식으로 담그는 고추장은 직접 방문한 고객에 한해서 소량만을 즉석에서 만들어 팔고, 청국장은 매월 한 차례, 주문량에 맞춰 만들어 판매한다.

마을잔치 통한 상생마케팅에 주력
박해순 대표는 생산된 제품은 먼저 지인 100여 명을 초청해 경로잔치와 곁들여 장 담그기 체험행사를 개최해 판매한다. 이 행사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입소문과 구전홍보에 힘입어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으며, 인터넷 홈페이지를 활용한 전자상거래도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런던올림픽 때, 태릉선수촌에 납품한 것에 이어, TV조선에 잇달아 방영되면서 고객들이 엄청 늘었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돈을 많이 벌기보다는 건강한 된장을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데 주력할 계획이에요. 소득도 현재수준에 만족하고 있어요.”
박 대표는 앞으로 효문화와 우리 식문화를 널리 알릴 한옥형 체험교육장을 운영하는 한편, 노인들의 놀이공간도 갖춰 어르신들을 돌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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