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숙 농촌진흥청 토양비료과

▲ 김명숙 농촌진흥청 토양비료과

논토양에 볏짚 넣으면
유기물 함량·수확량 증가
토양 물리성도 개선

요즘 들녘을 지나가면 추수가 끝난 논에 하얀 비닐에 싸여 있는 볏짚 곤포를 흔히 볼 수 있다. 이것은 논에서 생산되는 볏짚을 가축의 사료로 이용하기 위해 수거해 놓은 것이다. 이처럼 볏짚을 토양에 되돌려 주지 않고 수거함으로써 논토양의 유기물 함량이 부족한 곳이 많은 실정이다.

농촌진흥청 연구에 따르면 먼저, 볏짚을 토양에 넣어주면 토양의 유기물 함량과 작물 수량이 증가한다. 논 토양의 유기물은 과도한 토양산도의 변화를 막아 주고, 작물에게 공급되는 칼륨과 규산 함량도 높여준다. pH가 6.5인 마른 논에 물을 담수하게 되면 최대 7.5까지 높아진다. 그러나 볏짚을 투입한 논에서는 유기물질에 의한 완충기능과 유기산의 배출로 인해 마른 논에 물을 넣어줘도 토양의 pH는 0.6정도 상승해, 그 결과 높은 pH 조건에서 암모니아의 휘산을 막아 줄 수 있다.

볏짚퇴비를 최대 3,000㎏/10a을 넣어주면 750㎏/10a을 넣었을 때보다 칼륨 함량이 약 2배 정도 높게 나타나며, 벼의 생육후기(출수기)까지도 칼륨이 지속적으로 공급된다. 볏짚을 넣어주면 벼 재배 시 내병성과 수광 태세를 개선해주는 규산의 공급 효과도 있었다. 규산질 비료 없이 볏짚퇴비만을 투입한 곳의 토양 중 유효 규산함량은 규산질비료를 지속적으로 투입한 곳의 함량에 비해 1/5 정도로 낮은 함량이었지만, 벼(식물체)가 흡수한 규산의 양으로 보면 큰 차이가 없다.

그리고 볏짚시용으로 토양의 물리성과 미생물상도 향상됐다. 볏짚퇴비를 넣어준 곳이 그렇지 않은 곳보다 용적밀도는 낮아지고, 토양경도도 감소돼 이로 인해 토양 속 공기 비율도 증가해 벼의 뿌리 생육을 촉진시켜줬다. 논에 볏짚이나 볏짚퇴비를 시용한 경우 토양미생물의 종류와 분포도 더욱 다양하게 변화했다.

이와 같이 논 토양에 소중한 볏짚의 역할을 잘 이해하고 농업의 지속성과 토양의 질 향상을 위해 논에 돌려주도록 노력해야한다. 부득이 사료용이나 깔짚재로 사용하기 위해 논에서 볏짚을 걷어갔다면 축사에서 걷어낸 퇴비를 논에 되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농경지를 온전하게 보전할 때 우리는 논 토양에서 다양한 혜택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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