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양보석 가축개량평가과장

▲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양보석 가축개량평가과장

미래 대비한 가축개량
막대한 예산·시간 소요
전 축산인 지속적 노력 필요

인류가 농업을 시작한 시기는 약 1만3천년 전인 신석기 시대로 추정된다. 이때부터 의식주뿐만 아니라 농사일, 짐의 운반 등 다양한 목적으로 가축을 사육해 왔다. 18세기 유럽에서는 품종 간 교배를 통해 개량이 이뤄졌지만,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가축 개량을 시작해 그 역사가 짧은 편이다. 그러나 국가 정책이 뒷받침되고 산학관연이 합심해 개량사업에 참여하며 어느새 선진국 수준에 올라섰다.
한우는 1995년부터 국가단위 보증 씨수소 선발 시 개체모형을 이용한 유전능력 평가기술을 활용한 결과 18개월령 체중은 1980년 331㎏에서 2010년 552㎏로 증가했다. 1등급 이상 출현율은 1995년 13%에서 2013년 61%로 증가했다. 이러한 한우의 체중증가와 고급육 생산 증가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연간 2천627억 원에 달한다.

젖소도 한우와 같이 국가단위 보증씨수소를 선발하는데, 우리나라 젖소의 305일 유량은 세계 4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의 보증씨수소는 국제 유전능력평가에서 전 세계 상위 10%내에 8마리가 포함되는 등 기술력으로만 따지면 거의 세계적 수준이다.
돼지는 유럽의 종돈회사가 전 세계 시장을 잠식하고 있으나 한국형 씨돼지의 개발과 우리 토종돼지의 복원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2007년 국내 환경에 적합한 ‘축진듀록’을 개발했고, 재래돼지를 복원한 ‘축진·돈’과 ‘난축맛돈’은 지역경제의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닭의 경우는 재래닭을 복원하고 이를 활용해 우리 입맛에 맞는 토종 가금종자인 ‘우리맛닭’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하는 등 해외 의존도를 부분적으로 해결했다. 승마의 경우 한국인의 체형에 적합한 승용마 기초 축군을 조성해 개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같이 우리나라 가축개량은 양적으로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했지만 아직까지도 외국 종자 의존도가 높아 축산선진국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한우는 개량 속도를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현재 수소위주의 개량체계에서 암·수소 동시 개량체계로 전환해야 하며, 초음파·유전체 등 최신기술을 접목해야 한다. 젖소는 한국형 씨수소가 전 세계 상위 1%에 포함되는 성과도 얻었지만 체형과 체세포수 등 낙농선진국에서 평가하는 형질들을 모두 포함해 평가해야 한다. 한편 종돈과 종계에 있어서 로열티 부담이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자체 종자 개발을 시급히 성사시켜야 하는 것도 우리의 임무다.

가축개량은 미래 소비자의 수요에 대비한 종자를 개발하는 분야로서 축산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만 가축 개량에는 막대한 예산과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축산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지속적으로 가축개량에 헌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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