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여성신·농촌진흥청 공동기획 - 미래농업은 여성이 지배한다

▲ 실크단백질을 이용해 인공고막 패치, 뇌경막, 인공뼈 등을 개발하고 있는 잠사양봉소재과 조유영 박사.

⑥실크단백질 이용 인공뼈․인체보형물 개발 연구…국립농업과학원 잠사양봉소재과 조유영 연구사
 

치료용 인공고막패치 세계최초 개발해 실용화
인공뼈 관련 연구 세계수준…시장선점 유리

수 천 년 전부터 의료용 봉합사로 사용되면서 안전성이 검증된 실크단백질이 최근 의료용 소재로의 개발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 입는 실크에서 이제는 의료용 소재로의 개발로 양잠산업도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전기를 맞고 있다. 특히 농촌진흥청은 2000년대 후반부터 의료계와 공동연구를 통해 실크단백질을 이용한 의료용 소재 개발하는 등 관련연구에서 선진국보다 한 발짝 앞서나가고 있다. 그 연구의 중심에 있는 국립농업과학원 잠사양봉소재과 잠상산물연구실 조유영(43) 박사를 만났다.

입는 실크에서 의료용 소재로…
전남대 농화학과를 나와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서울대 치대에서 치아재생 관련연구를 하던 조유영 박사는 2008년 농촌진흥청에 특채로 들어왔다. 농진청은 실크단백질을 이용한 인공뼈 소재 개발 프로젝트 기획하면서 조 박사를 영입한 것.

“실크는 오래 전부터 옷으로 만들어 입었고, 또 실크단백질은 옛날부터 의료용 봉합사로 이용돼 왔죠. 실크단백질이 인체 유행성이 보고된 바도 없고요. 이 실크를 인체 소재로 만들어 보자는 발상으로 연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첫 성과가 바로 인공고막용 패치죠.”

지난 2009년 말 농촌진흥청은 한림대 의료원과 공동연구를 통해 실크단백질을 이용해 인공고막용 패치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이 기술은 미국, 일본, 유럽, 중국 등 국내외에 특허출원이 됐고, 외국 저명학술잡지에도 게재되는 등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 연구에 참여한 조유영 박사는 “기존의 고막시술법은 고막성형술과 고막패치술이 있는데, 성형술은 자가근막이나 연골막을 이용해 시술하는데 성공률은 높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기간이 긴 것이 단점입니다. 널리 이용되고 있는 종이패치술은 비용이 저렴하고 기간도 짧지만 재생율이 낮고 소재가 불투명한 것이 한계였죠. 그러나 농진청이 개발한 인공고막용 패치는 시술하는 동안 손상된 고막 주변 체액에 용해되지 않으면서 투명성과 유연성 등 물리적 성질이 우수합니다. 또한 표면이 치밀하고 매끈해 소리의 전달이 용이하고, 세균이나 곰팡이 등이 자라기 힘든 형태이며, 사람 고막과 유사한 두께에 강도도 적당합니다. 이 패치에 고막세포가 잘 부착해 성장하므로 고막 재생율이 높습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들도 실크 인공고막패치가 투명한 재질로 돼 있어 정확하게 천공 부위에 시술할 수 있고, 고막 재생경과를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어 임상적용에 매우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조 박사는 만성중이염 치료 패치로 시술 범위를 넓혀 더 많은 환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연구를 보완해나가고 있다.

실크 이용 인체보형물 연구 무궁무진
인공고막패치 성공으로 실크단백질을 이용한 의료용 소재 개발 연구를 더욱 탄력을 받았다.

현재 뇌수술 시 사체의 뇌경막이나 소의 콜라겐을 이용하는데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인간 광우병) 전이 위험성이 있고, 소 콜라겐은 불투명해 수술시 뇌경막 안쪽의 출혈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농진청은 이러한 단점을 해결한 실크단백질 뇌경막을 개발해 특허등록을 했는데, 이 실크단백질 뇌경막은 투명하고 인체 친화적이라 의료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다만 실크단백질은 일정시간이 경과하면 녹아서 없어지기 때문에 물성을 보완하는 연구가 추가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외에도 조 박사는 실크단백질을 이용해 치과용 차폐막, 인공뼈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인공뼈 소재로는 현재 사체의 뼈나 동물 뼈를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인공뼈 관련시장은 국내외적으로 수 조 원대에 달하며 매년 성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농진청도 이미 지난 2008년 한림대 의료원과 MOU를 체결하고 실크인공뼈와 인체보형물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실크단백질을 의료용 소재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폭발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그 동안의 연구 노력의 우리나라가 실용화 단계는 제일 앞서가고 있다고 조유영 박사는 말한다.
“실크단백질을 이용한 인체보형물 개발은 잠재력이 무궁무진합니다. 연구를 하면 할수록 그 활용범위는 상상 이상입니다. 그래서 부단한 연구와 실용화로 의료용 소재 시장을 선점하는 게 중요하죠. 그래야 국민들이 건강해지고 우리 양잠산업도 동반성장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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