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수출여건 쉽지만은 않지만
김 수출 성공사례 벤치마킹하면
얼마든지 승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지산감을 갖자"

최근 미국 뉴욕의 최대 관광명소인 타임스퀘어에서 한국 농식품 홍보행사가 열렸다. 미주 지역 소비자와 전세계 관광객들에게 한국 농식품을 알리기 위해 인기 수출상품인 고추장, 김치, 알로에음료, 라면, 김 등을 전시·시식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미국은 일본, 중국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 농수산식품 수출시장이다. 특히 한국산 김이 최근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 농식품 중 대미 수출 1위 품목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대일 수출액을 앞질렀다. 지난해 총 1억8천만 달러어치의 김이 수출됐는데, 그중 4천만달러가 일본에, 6,719만 달러가 미국에 수출됐다. 2010년만 해도 대미 김 수출은 2,300만달러에 불과했다. 3년 만에 무려 3배나 늘어났다. 올해도 9월까지 5천만 달러 이상이 미국에 수출됐다. 대미 수출 증대에 힘입어 올해 김 수출액은 이미 2억 달러를 넘어서 사상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과거에는 김이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일부 동양 국가에서 소비되는 품목이었다. 수출도 한인마켓 등에서 반찬용 위주였다. 그러나 최근 김은 미국 현지인들이 간식이나 안주용 스낵으로 즐겨 먹는다. 미국에서 김은 칼로리가 낮으면서 단백질, 비타민 함량이 높은 ‘웰빙식품’으로 꼽힌다. 미국의 유명 유통업체가 한국 업체와 손잡고 자체브랜드 상품을 개발하고, 뉴욕 등 대도시에서는 대형마트뿐 아니라 소형 슈퍼마켓에서도 한국 김을 판매하고 있다. 건강 간식으로 한국산 조미김을 채택하는 미국 학교도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김 수출확대를 위해 지난 2012년 김을 서양식 요리에 접목한 요리책자를 펴낸 바 있다. 세계 최고 요리학교인 미국 CIA(The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교수진과 aT가 서구인의 입맛에 맞게 만든 16종의 조리법을 수록했다. 미국 유명 레스토랑 관계자들과 미디어들 앞에서 한국산 김으로 만든 요리를 시연하고 시식하는 행사도 개최했다.
‘김은 동양인들만 먹는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시장개척, 신메뉴 개발 등 꾸준한 노력이 있었기에 김 수출 2억달러 시대가 열린 것이다. CIA에서도 이러한 노력을 높게 평가해 이번 뉴욕 행사 중에 필자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김 요리책자를 공동개발하는 등 한국산 식재료 수출과 공동홍보 등에 기여한 공로다. 김이 대미 수출 1위 품목으로 자리잡은 때에 받은 것이어서 더욱 뜻깊다.

김 수출의 성공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세계 식품시장의 트렌드는 ‘건강’이다. 비만과 과체중, 성인병이 국가적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기농, 저칼로리 등 건강식품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다이어트 식품, 건강기능성이 가미된 식품으로 공략한다면 새로운 수출시장을 열 수 있다. 우리 농식품은 수출 100억불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수출 100억불 달성을 위해서는 김을 이용한 스낵상품, 퓨전요리처럼 다양한 변신이 필요하다. 전통식품인 김치나 인삼을 비롯해 사과, 배, 포도 등 신선과실류를 활용한 여러 가지 가공식품을 개발하고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농식품 수출은 단시간에 일회성 정책으로는 증대되기 어렵다. 품질향상, 신규 유망품목의 발굴, 경쟁력 있는 브랜드 개발과 공동마케팅 등 농가와 수출업체, 지자체, 지역주민들이 함께 노력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개방이 가속화되고 세계 경기침체도 장기화될 전망이다. 수출여건이 쉽지만은 않지만 김 수출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면 얼마든지 승산이 있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자. 자신감을 갖자. 우리 농식품 수출 100억불 시대가 가까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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