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토양비료과 이예진 농업연구사

▲ 농촌진흥청 토양비료과 이예진 농업연구사

정확한 축분 양분 파악해
주변 농경지에 환원하는
자원순환농업 실천해야

축산농가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의 양분은 농경지 양분공급에 기여할 수도 있지만, 잘못 관리되면 인근 수계에 부영양화를 일으킬 수 있다. 최근에는 가축분뇨 해양배출이 금지됨에 따라 가축분뇨 처리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국내 보통(화학)비료는 연간 약 44만톤(2011년 기준, 성분량) 소비되고 있고, 화학비료 생산은 원자재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국제 거래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현재 화학비료 사용량 감축을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을 지원하고 있으나 바로 사용량을 줄이기에는 농가인구의 고령화로 인해 어려운 점이 있다.

또한 생산성을 유지해야 하기에 일정량은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화학비료 원자재의 가격 상승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대체 자원을 활용한 농업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축산농가에서 발생한 양분자원을 농경지에 환원하는 자원순환농업을 실천하는 것이다.
네덜란드, 벨기에 등 양분관리 선진국에서는 축산농가가 사육하는 가축의 분뇨를 소화할 수 있는 농경지 면적을 확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일정 면적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가축사육두수를 제한하거나 가축분뇨 배출권을 거래해 환경오염에 대한 책임지도록 한다. 결과적으로 축사에 발생된 분뇨를 농경지에 환원하는 자원순환농업으로 가축분뇨 자원화율도 높이고, 환경도 개선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환경보전을 위한 제도로 이런 시스템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선 마을이나 행정구역 단위로 발생되는 가축분뇨 유래 양분 발생량과 농경지에 필요한 양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축산 농가별로 발생되는 분뇨의 양을 등록해 공급 가능한 양분 함량을 구하고, 작물별 재배면적 통계를 이용해 양분 필요량을 산출한다. 그리고 지역 내 자원화 시설에서 소화 가능한 물량을 산출해 인근 축사에서 가축분뇨를 수거하고, 다시 인근의 농경지로 환원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용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통계자료가 뒷받침돼야 하며, 무엇보다도 자원순환농업에 대한 농업인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농업환경보전의 중요 평가지표 중 하나인 양분수지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며, 친환경농업을 실천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만약 한 지자체에서 양분 발생량이 수요량보다 많다면 인근의 지자체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연결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활용실적에 따라 정책지원 사업을 펼친다면 농가경영비 절감은 물론 농업환경 보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자원이 충분하더라도 한곳에 쌓아두거나 과다하게 투입하면 독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주변의 양분자원을 잘 활용할 때 수지맞는 농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