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자 21세기 여성정치연합 부회장

▲ 오경자 21세기 여성정치연합 부회장

"농촌도 안전 사각지대…
철저히 점검해서
농촌생활의 삶의 질
향상 적극 실천해야

사람은 누구나 안전하기를 원하고 안전한 줄 알고 방심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만약 우리가 과연 안전할까 하고 근심하면서 산다면 모두가 노이로제 환자가 돼 버리고 말 것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사회는 지나칠 정도로 안전하고는 거리가 먼 것 같아 불안하지 않으려고 애를 써도 좀처럼 그 악몽에서 헤어 나오기 힘들다.

지난 4월 16일의 세월호 참사가 아직도 나라 전체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는데 그 이후로 계속 정신 차리기 힘들 정도로 사고의 연속이었다 해도 과언 이 아니니 이거 정말 큰일이 아니가 말이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어 이러는 것인지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으니 이제 정말 모든 것 제쳐두고 안전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점검해 보아야 할 것 같다. 한해 내내 온 나라가 벌집 쑤신 듯한 상태에서도 나름대로 안전에 모든 행정의 우선순위를 두는 것 같았고 국민들도 안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조차 허상이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 또 며칠 전 판교에서 터지고 말았다.

환풍구는 공기를 순환시켜 빼내는 장치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러니 그 뚜껑 부분이 견고할 리가 없다. 그렇다면 사람이 밟아서는 안되게 설치되어야 한다. 그러나 여건상 길에 설치할 수밖에 없다면 당연히 그 하중을 예상해서 설계하고 설치해야 한다. 그리고 또 한 두사람이 간헐적으로 지나다닐 수 있도록 예상하고 설치했다면 그 위에 많은 사람이 올라서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한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

서울시내에 6000곳이 넘는 환풍구 거리 노출이 있고 대부분이 버스 등을 타기 위해 사람들이 뛰어다닐 수밖에 없는 위치에 방치되어 있다는 것을 안전과 연결해서 생각하고 알게 된 것도 이번 사고 이후 보도를 보고서야 안 일이다. 항상 길을 지나다닐 때 그런 곳을 보면서 지나가기 싫어도 그 위로 갈 수밖에 없어 할 수 없이 그냥 조마조마 하면서 지나갔던 기억이 한 두 번씩은 다 있다. 그러다보니 면역이 생겨서 아무 느낌조차 없이 지나다니며 산 것이 일반 시민들 대부분의 경험이다.

우리는 도대체 언제가지 이렇게 둔감한 상태에서 미개상황을 감수해야 하는가? 과연 우리자신은 아무 책임이 없는 일일까? 아니다, 우리들의 책임도 크다. 안 되는 것을 안 된다고 소리치고 야단 칠 것은 야단치며 고쳤어야 하는데 그 역할을 안 하고 방치했으니 바로 우리가 공범이다. 맨홀 뚜껑이 열려있는 곳은 없는지 보도블럭이 고르지 않아 아이들이 넘어져 다치기 쉬운 곳은 없는지 발견 하는 대로 신고해서 고쳐야하는데 과연 그렇게 했는가? 아니다. 그저 비켜 지나가며 나만 무사했으면 그것으로 그만인 경우가 더 많다보니 이런 세상을 만든 것이다.

도시만의 문제인가? 안전은 농촌도 예외 없이 사각지대가 많으리라고 본다. 농기구나 농기계들이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구석은 없는지, 수로 등 여러가지 농촌시설에 어린이와 노약자를 위협하는 안전사각지대는 없는지, 이번 기회에 철저히 점검해서 농촌생활의 삶의 질 향상을 적극적으로 실천해 볼 일이다.

이럴 때 지자체들이 여성들에게 모니터를 하는 일을 용역을 주어서 농촌여성 일자리도 만들고 안전도 점검하는 일석이조의 사업을 벌이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제안하고 싶다. 여성의 눈은 어머니의 눈이어서 섬세하다. 구석구석에 널려있는 위험요소를 찾아내서 안전하게 만들어 살기 좋은 농촌 행복한 농촌을 만들어보자.
나는 안전한가? 눈을 부릅뜨고 안전을 점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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