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동 수원예총 회장·시인

▲ 김훈동 수원예총 회장·시인

"농촌에서 여성 참여 없이
지역사회 운영 불가능…
여성단체 응집력과 헌신과 열정이
지자체와의 상생발전으로
농촌사회 발전의 견인동력 돼야"

“핵심여성지도자로서 농가소득 안정화에 기여하며 안전한 먹거리 생산에 앞장서는 여성농업인단체로서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달 말에 열린 전국생활개선회원 한마음대회에서 이미자 생활개선중앙연합회장이 밝힌 포부입니다.
여성의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과거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입니다. 여권(女權)이 그만큼 신장됐다는 의미입니다. 전통적으로 남성의 영역으로 생각해왔던 여러 분야에서 여성의 역할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젠 여성농업인도 과거의 보조적 역할에서 벗어나 농업·농촌의 핵심인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여성농업인만의 섬세함, 부드러움을 살려 농촌발전의 리더로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년부터 주곡인 쌀시장마저 개방돼 우리 농업이 어렵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주저앉을 수 없습니다. 희망을 불러와야 합니다. 용기를 심어줘야 합니다.

화학 산업의 역사를 써온 듀폰의 현재 매출 1위 사업이 농업이라는 사실입니다. 미국의 화학제품 전문기업인 듀폰은 100년을 책임질 미래산업으로 농업과 생명과학을 선택했습니다. 다가오는 미래에 식량문제가 가장 큰 인류의 과제라 생각한 것입니다. 농업도 변신해야 합니다. 농업을 농경시대 패러다임에 묶인 1차 산업으로 여기면 미래는 없습니다. 생명과학과 결합된 농업, 유전자에 기초한 농업이 돼야 합니다. 생명과학의 복합체가 미래의 농업입니다.

이러한 시대변화를 여성농업인단체가 먼저 준비하고 지혜를 발휘해야 합니다.
지역마다 ‘여성친화도시’ 만들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여성만을 위한 도시를 만들자는 것이 아닙니다. 가장 취약계층인 여성의 시각에서 지연주민 모두를 위한 과제들을 발굴해 하나하나 개선해 나가자는 정책입니다. 여성단체들이 정책수혜자로만 머물지 말고 지역정책 결정에도 직접 참여하도록 활동해야 합니다. 농촌사회 구성원 절반 이상이 여성입니다. 지역발전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여성농업인 역시, 동등한 조건에서 정당한 기회와 역할을 줘야 마땅합니다. 여성들의 섬세한 시각에서 농촌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발굴해 개선해 나가는데도 여성단체가 나서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농촌사회와 여성단체 간의 상생이고 거버넌스(governance)입니다.
단체 구성원인 여성 스스로 참여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여성단체의 목소리를 농촌사회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꾸준히 영향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구성원 한명 한명의 능력이 부족한데 스스로 잘한다고 착각하는 것만큼 오만하고 단체에 해를 입히는 일이 없습니다. 내 단체의 발언만 중시할 게 아니라 지역행정기관과도 상생하는 단체가 돼야 합니다.

작은 손해에 계산기를 두드리지 말고 기꺼이 희생 봉사할 수 있어야 농촌사회에서 환영받고 큰일을 할 수 있습니다. 여성단체의 눈높이에서 보면 사사건건 행정과 괴리가 있을 것입니다. 정기적인 회의기구를 만들어 긴밀하게 논의하는 것도 그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요즘 화두인 소통이 잘 이뤄져야하기에 그렇습니다.

여성단체의 위상은 과거와는 괄목상대할 정도로 높아졌습니다. 앞으로도 여성농업인의 풍부한 감성과 부드러운 친화력으로 농촌사회에서의 역할이 큽니다. 헤쳐 나가야할 과제도 많습니다. 농촌사회를 살리고 삶의 질과 행복지수를 높이는 여성단체로 발전하길 기대합니다. 농촌사회에서 여성의 참여 없이 지역사회 운영은 불가능한 것이 현실입니다. 여성단체의 응집력과 헌신과 열정이 지자체와의 상생발전으로 농촌사회 발전을 견인하는 동력이 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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