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호 한국농수산대학 총장

▲ 남양호 한국농수산대학 총장

"젊은 농업인에게는
농업으로 성공하기 위한
강한 야성과 기업가 정신을
가르쳐 줘야 한다."

흔히 농업은 몸은 힘들고, 돈 벌기는 힘들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농업을 한다고 하면 대부분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한다고 생각한다. 젊은 사람이 농업을 한다고 하면, ‘하다하다 안 되니 농업 하는구나!’라고 생각이다.
과거 우리 농업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인 것 같다. 그러나 최근에는 농업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농업·농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 젊은이들이 평생 직업으로 농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젊은 농업인을 양성하는 한국농수산대학은 작년에 4.6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매년 조금씩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다. 지원자의 대부분은 고등학교 졸업 예정자이거나 일부는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도 있다. 한농대 졸업생은 졸업 후 취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6년간 반드시 농업에 종사해야 한다. 이점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농대에 입학을 희망하는 젊은 청년들이 매년 늘어나는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첫째는 농업을 하시는 부모님의 가업을 승계하는 것이고, 둘째는 농업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달라져서 평생 직업으로 농업을 선택한 경우다. 이 두 가지 외에 농업을 선택한 각기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크게 보면 이 두 가지 범주에 속한다.

이제는 농업이 ‘할머니, 할아버지가 하는 소일거리’ 정도의 인식에서 ‘하기에 따라서는 큰돈을 벌 수 있는 사업’으로 재인식되고 직업으로써의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농업·농촌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산업화에 경험이 많은 베이비 부머들의 귀농과 젊은이들의 농업에 대한 선택은 미꾸라지가 있는 개울에서 메기 역할을 함으로써 고령화되어 가는 농촌에 활력을 불어 넣고 농업에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는 것이다.
농업과 농촌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전문성을 갖춘 젊은 인재들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 익숙한 젊은 인재들이, ICT 융·복합과 아이디어 풍부한 젊은 인재들이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분야는 농업이 단연 No.1이라 생각한다. 지금 농업을 선택한 젊은이들은 새로운 기회의 길목에 서 있다. 또한 한국농업이 변화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전환기에 와 있다. 따라서 젊은 농업인의 제대로 된 교육은 한국농업의 미래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업을 선택한 젊은 농업인을 양성하는 시설과 시스템은 엉성하기만 하다. 젊은 농업인들이 꿈을 가지고 한국농업의 미래를 이끌어 갈 교육에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과학농업, 정밀농업, 첨단시설농업, ICT 융·복합 농업을 배울 수 있는 시설과 교육이 턱없이 부족하다. 수년 후면 65세 이상 고령농이 은퇴하고 젊은 농업인이 이 자리를 메워야 한다. 그때도 지금과 같은 농업을 할 수는 없다. 농업인구 부족으로 인한 일손부족은 기계화 자동화된 시설로 대체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농업을 선택한 젊은이들에게 첨단 자동화된 축사, 계사, 온실 등을 경험할 수 있는 교육시설이 만들어져야 한다.

교육시설도 문제지만 교육내용도 문제다. 젊은 농업인에게는 농사짓는 기술교육도 중요하지만 농업으로 성공하기 위한 강한 야성과 기업가 정신을 가르쳐 줘야 한다.
그리고 현장 중심의 경영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강인함과 끈기, 도전정신으로 무장할 수 있도록 교육이 이루어 져야 한다. 젊은 농업인은 한국농업의 미래이고 희망이다. 싹수부터 잘 가르쳐야 한다. 더 이상 한국농업교육이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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