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농업 특집 - 미래 식량위기에 대한 세계 지성인들의 제언③

▲ 조병철 뉴질랜드 특파원 cho5959@hanmail.net

아프리카 식량문제
해결 없이는
미래 식량대책 막연

아프리카는 원시인류의 발생지로 비옥한 대륙으로 통한다. 그러나 아직도 기아에 시달리는 미개척의 땅이다. 사하라사막 이남의 넓디넓은 평원은 비옥한 토질에 풍부한 강우량으로 미래의 식량 보고로 간주된다.
현존하는 농업기술을 도입하여 식량의 생산성을 네 배 정도만 올릴 수 있다면 그들은 기아에서 벗어날 뿐 아니라 세계 식량부족에도 크게 기여하리라는 전망이다. 그러면 어떠한 대응방안이 있을까?

먼저, 아프리카의 주요 식량작물은 옥수수, 팜-오일, 수수(sorghum), 카사바, 쌀, 밀, 기장(millet) 등이다. 대부분 자연강우에 의존하는 영농으로 관개시설이 설치된 면적이 5% 미만이다. 또한 아프리카 국가들은 내전·기아·질병 같은 정치·경제·사회적 갈등요인이 있다. 게다가 인구증가에 따른 도시화가 촉진됨으로써 새로운 식량문제도 심각하다. 세계 전문기구에 의한 현대농법의 시도가 다양하다.
대규모 플랜테이션 농장은 위용이 대단하다. 대량으로 농지를 구입해서 기계화 영농을 통한 선진국 농업 스타일의 전략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농민들은 농토를 헐값에 팔게 된다. 대형회사는 저렴한 토지비와 인건비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어 콩, 바나나, 팜-오일 등에 주력한다. 정부에서는 지역경제의 파급효과를 기대하지만 주민들의 당초 기대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좀 더 이상적인 농장형태도 있다. 현대 농업기술 지원을 포함한 영농회사 형태다. 지역의 3~10㏊ 농토를 가진 농업인을 규합해서 콩을 계약재배 한다. 이들은 종자, 농기계 등을 지원받으며, 주기적인 기술지원도 이뤄진다. 유럽에서 입증된 대로 농가당 5㏊ 규모의 땅이면 자식을 키워 교육시키는데 충분하다. 생산된 콩은 정해진 가격으로 전량수매 된다. 농업인은 증산에만 힘쓰면 늘어나는 수확량만큼 소득이 기대된다. 무엇보다 농업인이 농지를 지킬 수 있어 바람직하고, 농업인 영농회사 모두 만족하는 대안이다.

다음은 선진국 자본의 농업투자를 통한 지역사회 개발이다. 물론 선진국의 연금이나 보험관련 펀드가 제격이다. 새로운 농장을 조성하면서 도로, 전기, 수도 같은 기간시설이 도입된다. 이런 인프라는 지역의 영세농과 공유를 전재로 한다. 아직은 정부에선 할 수 없는 일이고, 영세농은 가족을 부양할 식량도 부족한 상태다. 영세농은 공적자금에 의한 적은 신용지원만으로도 생산성을 높인다. 머지않아 식량자급이 기대된다. 자본투자가, 지역주민, 해당정부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대책이다.

물론 이런 대책에는 여러 변수가 상존하고 있어 그리 간단해 보이지만은 않는다. 또한 근대 유럽인은 아프리카를 찾았다가 보다 유리한 신대륙으로 목적지를 바꾼 사례도 있다. 그런데 아프리카의 식량문제 해결 없이는 미래의 세계 식량대책은 막연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아프리카의 식량대책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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