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생명공학 기술개발 투자 확대 필요

아시아지역, 야간온도 1℃상승 할 때마다 쌀 생산 10%감소
가뭄, 고온, 침수 등 기후변화대응 생명공학 융합기술개발 서둘러야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분자육종과 이연희
매년 역대최고 불볕더위를 기록하더니 올해도 어김없이 이른 초여름부터 무더위가 시작되었다. 게다가 올 여름은 가뭄 또한 심상치 않다. 기상청에서는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아질 예정이니 각별히 주의하라고 전했다. 국지성 집중호우란 특정지역에 연강수량의 10%에 상당하는 비가 하루 동안 내리는 것을 뜻하는데, 좁은 지역에서 짧은 시간에 강한 비를 뿌리는 아열대 지방의 스콜(squall)과 유사한 형태를 띠어 한반도 기후가 점차 아열대성으로 닮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렇듯 이상고온, 가뭄, 국지성 집중호우 등의 기상이변이 자주 등장함에 따라 지구온난화는 우리에게 더 이상 새로운 현상이 아닌 일반적인 현상으로 여겨지며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자리 잡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서 다방면으로 그 영향이 미치고 있는 실정인데 그중 이상기후에 의한 식량생산은 해마다 전 세계의 경제 및 사회에 영향을 줄 정도이다. 한 예로 필리핀 마닐라의 국제쌀연구소(IRRI)에 보고된 바에 의하면 쌀을 주곡으로 하는 아시아에서 야간온도가 1℃ 상승할 때마다 생산량이 10%씩 감소할 것이라는 보고서의 내용이 있다. 이러한 생산량 감소는 자연스럽게 곡물가격에 영향을 주고 식량부족 저개발 및 식량 수입 국가들의 정치, 사회적 불안정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기후변화는 우수한 농업 형질을 보유하고 있는 유전자원 소실의 원인이 되고 있어 작물 품종 육성에 이용될 수 있는 자원의 부족현상을 야기시키고 있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대응 할 수 있는 다양한 농업기술 개발은 미래를 대비하는 중요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기후변화 대응 작물 품종을 육성하기 위해서 전통적인 육종 방법과 생명공학 방법을 융합한 기술을 이용하여 실제로 가뭄 저항성을 갖는 옥수수 등을 개발하여 상품화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다국적 종자 기업에서는 가뭄, 염, 침수, 고온 등 기후변화 대응 유전자를 전 세계적으로 수집 확보 하여 미래 작물 개발에 이용하려는 준비를 오래전부터 해오고 있다. 이러한 유전자 개발 및 이용에는 작물 유전체 해독, 작물 생리 관련 단백질이나 대사물질 등의 다양한 분야의 기초 연구 기반 확립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기후변화에서 예외적이 아니어서 이상기후로 인한 가뭄, 이상기온, 지역적 폭우 등의 현상이 전보다 빈번히 일어나고 있으며 농업에 미치는 영향도 여러 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예로서 작물재배지역이 북상하고 있으며 개화시기 등이 변하고, 지금까지 문제가 되지 않았던 병해충이 발생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우리는 잦아질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재배면적을 차지하며, 주식작물로 꼽히는 논벼 생산의 안정성을 보장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일 지도 모른다. 이러한 시기에 기존의 육종방법과 더불어 유전자 마커 및 유전자 발현을 이용한 생명공학 기술은 우리 농업의 경쟁력 향상과 안정적인 식량생산을 위해서 유용하게 활용될 분야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그리고 꾸준한 투자를 바탕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작물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 및 대응책 연구가 조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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