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생활개선거창군연합회 김재순 회장

사회적기업 설립해 천연화장품·비누·공예품 제작 판매
다문화여성에 자존감 심어주고 가정경제에도 도움

 

▲ 김재순 회장은 사회적기업 ‘자연향’을 운영하며 다문화여성들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많은 다문화여성들이 한국에서 제2의 삶을 살고 있지만, 아직까지 다문화여성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다문화여성들이 자존감을 높여 한국사회에서 꼭 필요한 일원이라는 생각을 하며, 한국에 더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생활개선거창군연합회 김재순(51) 회장은 경상남도 거창군 남상면에 위치한 ‘자연향’을 운영하고 있다. 김 회장을 제외한 모든 직원이 다문화여성인 ‘자연향’은 지난 5월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받아 천연비누, 천연화장품, 공예품 등을 연구?개발?판매하고, 교육과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중국여성 3명, 캄보디아여성 1명, 필리핀여성 1명, 네팔여성 1명 등 다양한 국가의 다문화 이주여성들이 일하고 있는데, 국적은 다르지만 회사 분위기는 가족 같다.

“2007년 다문화여성들에게 한글 교육과 방문상담을 시작하며 그들의 고충을 많이 이해하게 됐습니다. 다문화지원센터에서 3년 여간 일하며 다문화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자존감도 높여주고 삶의 의욕을 북돋아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자연향’은 거창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사용한 천연비누·화장품을 만들고 있다.

김 회장은 다문화가정 한글방문교사를 하던 중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에서 다른 지역의 선생님들이 교육의 일환으로 천연비누와 화장품을 가르치던 것을 봤다. 다문화여성들이 피부미용교육에 관심을 가질 것 같아 천연비누·화장품 공부를 시작한 김 회장은 천연비누·화장품지도사 자격증 1급을 취득했다.

“처음에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만들어보며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회원들에게 나눠주며 의견을 물었죠. 그 결과 이제는 저만의 레시피로 다양한 피부타입에 맞는 천연비누를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의욕이 없던 다문화여성들이 이제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배움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 정말 뿌듯합니다. 저희 회사 직원으로 성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들이 가진 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김 회장은 다문화여성들이 강의?판매?연구 등 개인의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 덕에 현재 직원 6명 가운데 2명의 다문화여성들은 직접 강의를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자연향’의 주 납품처는 관공서나 여성단체 등 사회단체다. 하지만 인터넷 쇼핑몰의 매출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에도 납품할 계획인데, 궁극적인 목표는 수출이다. 숙성된 발효비누는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지역농산물을 재료로 하기 때문에 농가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거창지역에서 나는 산초·오미자·사과·포도·쌀겨 등을 이용해 비누를 만들고 있습니다. 되도록이면 친환경농산물을 선별해 사용하죠. 앞으로는 비누베이스도 천연소재로 직접만들겁니다”

“제품에 더 자신감을 가지고 판매할 수 있도록 연구에 매진하고, 직원들이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최대한 도와줄 겁니다. 다문화여성이 주축이 돼 ‘자연향’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 회장은 ‘자연향’의 수익금으로 봉사활동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연중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에게 벽지 바르기, 장판 깔아주기 등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 회장은 다문화가족의 복지 향상에 계속 매진해 나갈 계획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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