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농업 특집-미래 식량위기에 대한 세계 지성인들의 제언②

▲ 조병철 뉴질랜드 특파원 cho5959@hanmail.net

해양산업은 청정해역 싸움
탐욕·무절제에 의한
오염에서 해양을 지켜내야

인구증가, 소득증대,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수산물의 소비는 계속 늘어나 20년 후에는 소비량이 35%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자연산 수산물 생산은 한계에 달한 듯 보이지만, 이미 수산물의 소비는 쇠고기 소비를 앞지른다. 세계 식량전문가는 지금은 초기단계에 지나지 않는 기르는 수산업이 앞으로 청색혁명(Blue revolution)을 일구어 낼 것이라 전망한다.
1980년대 해안의 새우양에 따른 해양 수질오염, 어류병 발생에 의한 항생제 남용으로 아시아 전역 어촌의 황폐화로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한 바도 있다. 그 뿐이랴. 연어 양식으로 인한 세계 청정해역의 수질오염은 지난 수십 년 간 산업 자체를 존폐위기로 몰아갔다. 이제는 바다에서는 문제를 극복할 수 없어, 미국의 경우 기르는 어업이 육지로 옮겨간 상태다.

원리는 간단하지만 한 번 시행하기에는 어마어마한 시설이 필요하다. 현대농업의 유리온실이나 시설 축산과 비슷한 형태다. 일단 육지에 거대한 수조를 만들고 물 정화시설을 설치하여 완벽한 환경제어 시스템을 구축한다. 전기료를 절약하기 위해 자가 발전시설도 갖춘다. 폐수 정화시설로 물은 재활용된다. 이렇게 해서 연어, 틸라피아 등의 어류를 시설 안에서 생산해 낸다. 아직은 경제성만 확보된 상태지만, 환경친화적인 완벽한 시설을 갖추는 데도 앞으로 시간이 더 걸려야 한다.
여기서 어류 양식의 사료효율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쇠고기 1㎏ 생산하는 데는 사료가 6.8㎏이 필요한 반면, 어류는 1.1㎏만이 소요된다. 물고기는 저온성 동물로 다른 가축의 체온유지에 필요한 에너지가 사용되지 않기에 가능한 얘기다. 참고로 돼지의 사료증체율은 2.9이고, 닭은 1.7에 해당된다. 그러니까 어류가 어떤 가축보다도 사료의 효율 면에서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중국에서는 당나라 시대부터 논에서 잉어를 길러왔다. 오리, 돼지 같은 가축분뇨를 웅덩이로 흘려보내 조류(藻類)가 자란다. 이를 먹이로 잉어가 자란다. 잉어는 다시 배설물을 내놓게 되고, 이 물로 논에서 벼가 자란다. 물론 잉어는 잡아서 식탁에 오른다. 이른바 벼논에서 잉어를 기르는 순환농법이다. 이러한 전통농법으로 식량생산과 소득증대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좀 색다르게 서양에서 해조류 양식에 뛰어들고 있다. 전통적으로 동양인들이 즐겨 먹었던 해조류를 식량자원으로 활용하는 데 열을 올린다. 농토가 없이 비료나 농약을 들이지 않고도 무진장 생산이 가능하다고 호들갑이다.
해양산업은 이제 청정해역의 싸움이다. 그래서 인간의 탐욕과 무절제로 인한 오염에서 해양은 지켜져야 한다. 오염된 해양에서의 청색혁명은 꿈에 불과하다. 또한 기르는 어업도 자본가들의 새로운 투자영역이 될 것은 자명하다. 과거 경험에서 보았듯이 그들은 자본효율에 집착하게 될 것이고, 정부의 규제는 언제나 무력할 것이다. 여기서도 미래의 안전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역할이 절대로 요구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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