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기획 - 상생…더불어 나누는 삶/강원 횡성 ‘숲앤들협동조합’(OK농부)

▲ 숲앤들협동조합 조합원들이 매장 앞에서 자신들의 캐리커처를 앞세우고 ‘오케이~’를 외치고 있다.
카페가 있는 이색 농특산물 직매장 개설
공동브랜드 개발 등 이미지 통합해 시너지
전국적인 프랜차이즈 사업까지 진출 계획

언뜻 고급스러운 카페가 연상된다. 매장 내부도 세련된 인테리어와 향긋한 커피 내음이 영락없는 카페 분위기다. 매장 내부 한쪽만 봤을 경우에다. 강원도 원주시 관설동 신도시 입구에 있는 ‘숲앤들협동조합’(조합장 박현근) 매장이 바로 그곳이다. 횡성에서 농산물 재배와 가공을 하는 농부와 가공업체 CEO 등 8명이 의기투합해 지난해 결성한 ‘숲앤들협동조합’의 직매장이다. 이곳은 마치 샵인샵(shop in shop : 기존 매장의 여유공간을 활용해 새로운 창업을 하는 것)을 연상케 한다.

카페? 농산물 매장?
지난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돼 조합 결성의 문턱이 낮아지면서 매년 협동조합이 생겨나 현재 전국에 5천 개가 넘는 협동조합이 결성됐고, 이중 농림어업 분야의 협동조합도 약 12%에 달한다. 구성원 간 협동과 공동마케팅 등을 통해 사업의 위험을 줄이는 협동조합은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처음에는 농사짓는 지인 5명과 마음을 모았죠. 이후 횡성군농업기술센터에서 농가와 가공업체 등을 대상으로 한 협동조합 사업설명회를 듣고, 농업기술센터의 각종 교육을 이수한 농가 12명이 협동조합을 결성했어요.”
‘숲앤들협동조합’ 박현근(58) 조합장의 말이다.
조합원 모두 삶의 터전인 횡성이 아닌 원주에 매장을 개설한 것은 소비자들의 접근성이나 매출이 횡성보다 나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처음에는 서울 강남에 진출할 계획도 있었지만 비싼 임대료와 낮은 인지도로 자칫 실패의 우려가 있어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조합원 12명의 출자금과 중소기업청의 지원으로 지난해 12월 문을 연 ‘숲앤들협동조합’ 직매장은 여타 농특산물 직판장과는 매장 구성이 다르다. 125.4㎡(38평) 규모의 매장 절반은 농특산물 전시․판매장으로, 나머지는 카페로 꾸며져 있다.
“단순히 농특산물만을 판매하는 일반매장과는 달리 고객들이 커피나 음료 등을 마시며 쉴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마련했죠. 독일 등 선진국의 농산물 직판장을 벤치마킹한 거죠. 개장 초기에는 고객들이 카페인 줄 알고 들어와 커피를 마시다가 전시․판매되고 있는 농특산물을 사가지고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요. 하지만 이젠 먹거리를 사러왔다가 잠시 카페에서 쉬었다가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 농특산물 전시·판매장과 카페가 어우러진 숲앤들협동조합 매장.

착한 가격과 품질로 공략
현재 매장에는 조합원들이 생산한 농특산물과 가공식품 외에 엄선된 다른 지역의 농특산물도 위탁판매되고 있으며, 횡성지역의 노인회의 부탁으로 산나물도 판매되고 있다. 조합원들의 농특산물만으로는 구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요구로 과일 등도 판매하고 있다. 이곳에는 착한 가격(?)의 과일, 채소 등 신선농산물은 물론 쌀과 잡곡, 견과류, 황태, 홍삼, 더덕, 옻 엑기스, 과일 엑기스 등 다양한 품목이 갖춰져 있다.
조합원들이 생산하는 제품들도 서로 경쟁이 되지 않도록 겹치지 않는다. 이들의 농사경력과 이력도 다양하다.
유기농 21년차의 농식품부 지정 농업마이스터인 조합장 박현근(한농로하스) 씨는 유기농 토마토와 고추, 산야초 분말효소, 총무 윤혁재(37․청태산농장) 씨는 유기농 쌈채소와 민들레즙, 토마토 잼․조청 등을 생산․판매한다. ‘횡성인삼영농조합’ 최기종(49) 대표는 홍삼, 더덕, 도라지, 산양삼 등을, ‘청일관광농원’ 오영자(60) 대표는 유기농 포도와 전통장류, 장아찌, 자연치유에 관심이 많은 귀농인 임업후계자인 ‘바라골산장’ 고동우(56) 대표는 표고버섯과 포고버섯 농축액 코팅 구운 소금, 산채 등을 생산한다. 특이하게 횡성에서 유일하게 황태덕장을 운영하는 연구원 출신의 ‘횡성맑산황태’ 박용대(41) 씨는 황태포와 황태채 등 황태 제품을, ‘참옻누리’ 강홍점(54) 대표는 옻 추출액, ‘엔초이스’ 박현서 씨는 은행마죽 등 선식제품을 생산․판매한다. 매장을 관리․운영하던 점장 전제홍 씨도 사업가능성을 믿고 출자해 조합원이 됐다.

횡성군농업기술센터, 6차산업 지원
‘숲앤들협동조합’ 결성 초기에는 의욕만 앞서지 제대로 된 마케팅과 홍보전략이 부족했다. 이는 횡성군농업기술센터의 군 자체사업인 ‘6차산업 선도경영체 육성 시범사업’을 지원을 통해 통합브랜드 개발과 포장재, 홍보물 제작, 인터넷 쇼핑몰 구축, 온라인마케팅, 컨설팅과 교육 등을 통해 채워나갔다. 특히 디자인과 컨설팅 전문회사인 ‘시우디자인센터’(대표 노시우)는 조합원들의 힘을 하나로 모아 이미지를 통합하고, 세련된 제품 포장디자인, 공동브랜드를 개발해 조합원들의 사업에 큰 힘을 주고 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숲앤들’이라는 명칭은 횡성군농업기술센터의 농특산 가공품 공동브랜드입니다. 일단 시작하면서 그 명칭을 썼지만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이름이어서 새롭게 브랜드를 개발했죠. ‘OK농부’가 바로 그것인데, 조만간 협동조합과 공동브랜드를 ‘OK농부’로 바꿀 예정입니다.”(노시우 대표)
문을 연지 몇 개월 되지 않았지만 ‘숲앤들협동조합’ 직매장의 명성은 벌써 자자하다. 전국 각지에서 프랜차이즈를 내 달라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고, 매장을 견학 오는 이들도 있다. 이미 올해 초 구미에 2호점(판매 대행점)이 개설됐다. 횡성에도 곧 3호점을 낼 계획이다.
또한 전국단위나 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식품관련 박람회에 참여해 조합을 알리고,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을 위한 교육과 물류 구축 등 준비도 차근차근 하고 있다.

전국최고의 협동조합 꿈꾼다
“앞으로는 농민 조합원은 물론 소비자 조합원도 지속적으로 영입할 계획입니다. 생산과 가공, 유통, 홍보까지 개별 농가가 전부 담당하기에는 힘이 부치지만 여럿이 머리를 맞대고 공동으로 마케팅하며 판로개척까지 하니 시너지효과가 나는 것 같습니다. 아직 초기 단계라 매출도 손익분기에 미치지 못하지만 조합원 모두 의욕이 넘칩니다. 연말께는 손익분기도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요. 당분간은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홍보에 주력하고, 체계가 잡히면 내년 중후반쯤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를 시작해 50~100개까지 늘릴 야심찬 꿈도 갖고 있습니다.”
횡성군농업기술센터 박선희 가공기술팀장은 “농업기술센터 농업인대학의 발효식품과정과 농산물가공반, 창업보육반 이수자 등을 중심으로 협동조합을 결성한 이들의 성공적인 사업을 위해 공동브랜드, 포장디자인 개발과 마케팅 교육을 지원했다”면서 “앞으로도 CEO 마인드 함양과 경영마인드 향상을 위한 교육도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림업 분야 협동조합의 성공신화를 써가고 있는 ‘숲앤들협동조합’의 ‘OK농부’들을 파이팅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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