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올해 말로 쌀 시장 관세화 유예기간을 종료하고 쌀 시장 개방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쌀시장 개방은 피하기 어려운 대세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은 쌀시장 개방을 20년간 미뤄온 대가로 매년 의무수입물량을 40여만톤을 수입하고 있다. 이것은 국내 소비량의 9%에 해당할 정도의 많은 량이다. 만약 쌀 관세화를 또다시 유예하면 낮은 관세로 80만톤의 쌀을 의무로 사들여 와야 한다. 정부가 400% 이상 고율 관세를 유지할 수 만 있다면 쌀이 무제한 들어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농업인 다수가 쌀 개방의 불가피성은 이해하고 있지만 쌀 개방을 반대하는 것은 일관성 없는 정부정책과 농정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아울러 쌀 개방이 되면 미국 중국 등 쌀 수출국이 우리의 고율관세를 낮추라는 압력이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한국의 식량자급률은 최근 23%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 곡물의 4분의 3을 수입해서 먹는 나라다. 그 금액도 무려 연간 5조원이나 된다고 한다. 수입곡물의 가격 결정권은 카길(Cargill) 등 세계 5대 곡물메이저 회사가 쥐고 있다. 이들은 힘들게 농사짓지 말고 자신들의 농산물을 구매해 주길 원한다. 지금 이들이 움츠리고 있지만 향후 쌀시장이 개방되면 쌀 시장 장악을 위한 물밑 전쟁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쌀 산업은 쌀의 경제성을 떠나 한국농업의 자존심이다. 식량주권을 빼앗기면 식량안보도 흔들리고 한국농업은 무너져 내린다는 것이 농업인들의 정서다. 쌀 시장을 개방하고도 살아남은 일본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한다. 아울러 정부의 일관성 있는 정책과 농정의 신뢰를 높이는데 주력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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