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강서성 삼청산 기행기

▲ 도교의 상징인 삼청(三靑)이 운해와 소나무와 어우러진 삼청산(三靑山) 비경.

 중국 안휘성에 자리한 아름다운 황산에서 멀지 않은 신선이 노닐던 신비의 산, 삼청산을 가족과 함께 다녀왔다. 황산이 웅장하고 규모가 크다면 삼청산은 작지만 하늘을 향한 기이한 바위가 대조를 이룬다. 황산 소개에 이어 삼청산이 주는 또 다른 신비와 비경을 사진에 담아 소개하고자 한다.

삼청산(三靑山)은 중국 강서성 동북쪽에 위치한 해발 1819m의 화강암 산으로 소나무와 어우러져 신이 빚은 최고의 걸 작품으로 칭송을 받고 있다. 산 정상에 옥경봉, 옥화봉, 옥허봉이라 불리우는 3개의 봉우리는 그 웅장함이 도교의 세 신선인 삼청(옥청, 상청, 태청)이 앉아 있는 것 같다하여 삼청산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삼청산 역시 운해(雲海)와 소나무, 기암괴석이 조화를 이룬 황산과 유사한 점이 많다. 황산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그 아기자기한 모습은 황산을 능가할 정도다. 2008년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지정되면서 뒤늦게 개발된 관광지로 황산과 연계하여 많은 관광객이 즐겨 찾고 있다.

▲ 3.6km의 절벽길의 아찔한 공잔도(高空棧道)(사진 왼쪽)와 금사 케이블카 종점에 우뚝 선 바위.

삼청산에 가는 길은 그리 멀지 않다. 황산과 삼청산을 함께 선택하는 패키지 투어가 있다. 인천에서 황산으로 가는 직항을 이용하면 더욱 편리하고 항주에 내려 삼청산을 가는 일정도 있다.
황산에서 버스로 3시간 정도면 강서성 옥산(玉山)에 위치한 삼청산에 도착할 수 있다. 여행 첫날은 황산시 주변의 청․명시대의 건축물과 상가가 그대로 보존된 노가(老街)를 돌아보고 다음날 아침 일찍 당일코스로 삼청산을 트래킹하는 일정을 잡았다.

 

▲ 잔도 옆길의 말 머리같은 마두석(馬頭石)(사진 왼쪽)과 한 쌍의 팽귄이 하늘을 향한 모습의 팽귄바위.

삼청산을 제대로 보려면 2박3일 정도는 일정을 잡아야 충분할 것 같다. 삼청산 중턱까지 오르는 케이블카가 2개소에서 운행되고 있다. 우린 금사케이블카를 타고 산 중턱을 올라 남청원, 동해안, 서해안 풍경지구를 돌아오는 3시간정도의 트래킹 코스를 선택했다.

▲ 남청원 풍경구에서 바라본 거망출산(오른쪽)과 오지봉(왼쪽)의 비경.

케이블카에서 내려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트래킹 코스는 그리 힘들지 않다. 불행하게도 짙은 안개에 묻혀 산은 좀처럼 얼굴을 내밀지 않는다. 그런데 순식간에 시원한 바람과 함께 안개가 걷히면서 수줍은 듯 바위산이 얼굴을 내밀었다가 다시 모습을 감춘다.
삼청산의 하이라이트는 바위절벽을 뚫고 다리를 놓은 고공잔도를 따라 30-40분을 올라가면 128m나 되는 거대한 바위가 하늘을 향해 용솟음치는 듯한, 선녀와 나무꾼의 전설이 담긴 거망출산(巨蟒出山), 즉 큰 이무기가 하늘을 오르는 형상을 하고 있다. 바위 끝이‘ㄱ’ 자로 꺾인 모습이 마치 코브라 뱀을 담았다하여 코브라바위라 부르기도 한다.

삼청산이 신비함을 더해주는 것은 바로 봄의 화신이라 불리 우는 동방여신(東方女神) 바위, 즉 여신봉(女神峰)이다. 높이 86m의 거대한 바위가 1억 2천 3백만년 동안 비바람에 깎기고 다듬어져 단아한 모습의 여인처럼 앉아있는 모습은 신이 빚은 조각품임에 틀림이 없어 보인다.

▲ 86m의 바위가 단아한 모습의 동방의 여인을 연출.

남청원 풍경구에 위치한 관망대는 삼청산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거망출산, 동방여신, 오지봉 등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명나라 최고 여행가 서하객은 “황산을 보면 다른 산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극찬했는데 그가 삼청산을 2번 오르고는 침묵했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만 같았다.
다섯 손가락의 모양을 한 듯한 오지봉(五指峰) 등 삼청산은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첨봉이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팽귄바위, 토끼바위, 고양이바위, 마두석(馬頭石) 등등 바위 하나하나마다 개성이 있어, 때론 사람을 닮고 때론 동물을 닮아 신기함을 더해 준다. 봉우리마다 소나무와 바위가 조화를 이루어 산 전체가 한 폭의 수묵화를 연출해 낸다.

▲ 삼청산입구의 케이블카 역의 모습(사진 왼쪽)과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본 금사지역 풍경.

삼청산을 오를 수 있는 것은 능선을 따라 벼랑에 선반처럼 구조물을 설치해 놓은 잔도(棧道)덕분이다. 3.6km나 되는 이 고공잔도는 산악전문가도 오를 수 없는 절벽에 길을 만들어 놓았다. 자연보다 더 위대한 인간의 힘을 보여주는 현장이다. 3시간여 삼청산 트래킹 코스를 마치고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먹는 늦은 점심은 꿀맛이다. 불행하게 구름이 끼어 삼청산의 선명한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잠깐씩 얼굴을 내미는 삼청산의 모습에 만족해야만 했다.

▲ 높이 128m나 되는 코브라바위의 모습(사진 왼쪽)과 삼청산의 웅장한 3봉우리(옥청, 상청, 태청) .

낯선 곳에서 아침을 맞는 여행은 언제나 즐겁고 설레임으로 다가온다. 다음에는 산장에서 아침을 맞는 여행을 다시 한 번 기약하면서 아쉬운 삼청산의 하루일정을 마무리 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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