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휘성의 황산(黃山) 기행기

▲ 황산의 상징 시신봉(始信峰)의 소나무와 기암괴석의 조화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꼭 한번 가보고 싶어 하는 곳, 중국 안휘성에 자리한 하늘아래 가장 아름다운 산이라 불리 우는 황산을 가족과함께 4박5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예부터 황산을 보고나면 다른 산은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그 웅장함과 비경이 감탄을 자아낸다. 소나무와 기암절벽과 구름바다(雲海)가 어우러져 많은 시인과 화가, 묵객을 매료시킨 황산을 소개하고자 한다.

황산(黃山)은 중국이 자랑하는 가장 아름다운 산중에 하나도 유네스코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황산을 보고나면 다른 산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화강암의 기암괴석과 소나무, 구름이 조화를 이루어 지상 최고의 절경을 만들어 놓은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한다.

황산으로 가는 길은 그리 멀지 않다. 인천공항에서 황산까지 가는 직항이 있어 2시간여면 황산공항에 도착할 수 있다.
황산과 거리 멀지 않는 곳에 삼청산이 있어 두산을 연결하면 더욱 좋다. 특히 황산은 노가(老街), 잠구민택, 휘주박물관 등 명나라 청나라 시대의 유물과 건축물이 그대로 보존된 지역으로 특히 흰색 벽에 검은 기와, 작은 창문은 이 지역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주거문화를 볼 수 있다.
황산은 웅장하고 수려함에 많은 시인, 묵객, 여행자를 매료시켰다. 당나라 시인 이백은 황산의 아름다움을 시로 표현했고, 중국의 산수화가 이곳을 배경으로 하였다고한다. 명나라 여행가 서하객(徐霞客)은 “황산에서 돌아오면 岳을 보지 않고, 五岳에서 돌아오면 산을 보지 않는다.”라고 황산을 찬미했다.

 

하늘이 빚은 분재원(盆栽園), 구름바다와 소나무, 기암절벽

▲ 시신봉에서 바라본 촛대봉(사진 왼쪽)과 다섯 손가락을 상징하는 오지봉.

황산은 안휘성(安徽省) 남쪽에 자리한 해발 1874m로 화강암으로 구성된 험준한 바위산이다. 72개의 기기묘묘한 봉우리와 계곡을 지닌 이곳은 1990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과 문화유산에 동시에 등재된 곳으로 중국의 등소평(鄧小平) 전 주석이 이곳에 올라왔다가 절경에 감탄해 개발을 지시한 이후 본격적으로 알려지면서 세계의 관광객이 연간 1천만명이나 다녀가는 유명한 산이 되었다.
황산을 오르는 데는 운곡, 태평, 옥병 케이블카 등 3개소가 있으며 서해 대협곡에서 정상에 오르는 모노레일이 최근 설치되어 황산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린 운곡 케이블카를 타고 광명정, 비래석, 배운정 등 절경을 감상하면서 서해호텔에 여정을 풀었다.
황산은 일년내내 비가오고 구름이 끼는 날이 많아 산 정상에서 보면 구름바다(雲海)를 연상할 수 있어 동서남북으로 나누어 바다(海)라고 부른다. 산행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은 3~4시간이면 올라올 수 있는 거리지만 관광객은 대부분 시간 절약을 위해서는 케이블카와 모노레일을 이용한다.

 

소나무, 봉우리마다 전설과 이야기를 담고

▲ 몽필생화 가운데 바위위의 소나무(사진 왼쪽)와 56개 중국 소수민족 화합상징의 단결송.

서해호텔에 여장을 풀고 황산의 72개 봉우리 중 가장 유명한 시신봉(始信峰)을 향해 걸음을 재촉한다.
시신봉을 향하는 길에는 절벽에 뿌리를 내려 수백년간 살아남은 기이한 소나무 군락이 지천이다. ‘하느님의 분재원’ 이라는 안내원의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호랑이가 앉아 있는 모습의 흑호송(黑虎松)과 한 나무에서 두 개의 가지가 뻗어 자란 연리송(連理松), 중국 56개민족을 상징하는 단결송(團結松), 이백의 전설이 얽힌 몽필생화(夢筆生花), 용의 발 모습을 닮은 용족송(龍足松), 용의 형상을 한 와룡송(臥龍松)등 나무에도 전설과 이야기를 담은 기이한 소나무에 자연의 위대함에 몸을 낮출 수밖에 없었다.
시신봉(始信峰)은 등소평이 지었다는 ‘믿음이 가는 바위’ 라 뜻이 담겨있다. 황산에서 가장 높은 연화봉(1864m)은 휴식년제로 가까이서 감상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황산에는 72개 봉우리마다 각기 이름에 걸 맞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 서해대협곡으로 내려오는길의 기암괴석(사진 왼쪽)과 서해대협곡의 또다른 모습.

바위를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비래석(飛來石), 황산에서 가장 높고 연꽃형상을 한 연화봉, 두 번째로 높은 광명정, 천도봉 등등 정상까지 오르지는 못했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산상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은 남다른 추억이다. 산 아래는 40℃를 오르내리는데 산상은 18~20℃ 안팎의 시원한 바람이 불어 가을 같은 느낌을 받는다.
다음날 새벽 4시에 일어나 황산의 일출을 감상하는 것은 산상에 머무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다. 시신봉 방향에서 떠오르는 일출은 장관이었고 모두가 가족의 건강과 행운을 빌었다.

▲ 배운정에서 바라본 황산일출(사진 왼쪽)과 구름바다에서 떠오르는 황산일출.

 

황산의 그랜드캐년 서해대협곡의 비경

▲ 황산의 그랜드캐년, 서해 대협곡의 기암절벽

황산의 하이라이트는 서해대협곡을 트래킹하는 코스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서해호텔을 떠나 배운정을 경유하여 서해대협곡을 하산하여 곡저(모노레일출발점)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서해로 올라와 다시 연화봉, 천도봉을 거쳐 옥병역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는 코스를 택했다.
황산의 그랜드캐년이라 할 수 있는 서해대협곡은 5km 정도의 하산 코스다. 천 길 낭떠러지를 내려다보는 비경에 감탄사가 터진다.
신이 빚은 기암괴석 바위틈에서 수백년 삶을 지탱해온 소나무를 보면서 생명의 위대함 앞에 스스로 겸손해 질 수밖에 없었다.
쾌청한 날씨덕분에 수묵화를 연상하는 운해는 볼 수 없었지만 황산의 깊숙한 곳을 한눈에 담아 올 수 있었다.
‘산은 중중첩첩, 나무는 울울창창, 바람은 구름을 만들고, 구름은 바다를 만드네’ 한시에서 인용한 듯한 황산의 비경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안내원의 구수한 입담에 4시간의 트래킹 코스가 지루하지 않았다.

▲ 모노레일을 타고 천해에서 바라본 서해협곡(사진 왼쪽)과 곡저로 향하는 가파는 길(아래 모노레일).

수십년간 수직바위를 정으로 쪼아 계단을 만들어 놓은 것이 무려 14천개가 넘는다고 한다. 만리장성을 쌓은 중국의 저력으로 인간의 힘으로 불가능한 곳을 가능케 해놓은 현장이다. 나무한그루 풀 한포기도 훼손하지 않고 길을 만들어 자연을 보호하는 중국 국립공원관리는 우리가 본받아야 할 사례라 하겠다.
황산의 깊은 골짜기 곡저 까지는 수직바위 길, 공중에 매달린 채 오직 계단 난관에 의지해 내려온다. 오금이 저리고 자칫 잘못하면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기상이 악화되거나 눈이 내릴 때는 이 길을 통제한다. ‘작은 것은 버리고 큰 것만 보고 내려오라’고 안내원이 주문한다. 다행히 최근에 모노레일이 놓이면서 이 길을 내려와 곡저에서 천해(天海)까지 모노레일을 이용하면 불과 5분이면 올라 갈 수 있다.
우린 모노레일로 올라오면서 황산의 또 다른 비경을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

 

황산의 최고봉 연화봉의 정기를 받고

다음 일정은 천해(天海)에서 연화정을 거쳐 황산의 최고봉 연화봉(1864m)을 향해 트래킹은 계속된다. 봉우리가 마치 연꽃을 담았다 붙여진 이름이다. 마침 휴식년제을 시행하고 있어 정상까진 오르지 못하고 하산을 위한 케이블카가 있는 옥병(玉屛)을 향해 내려갔다.
이곳은 황산에서 가장 가파르고 세 번째로 높은 천도봉(1810m)을 오르는 분기점이기도 하다. 천도봉은 구름이 휘감아 돌면서 수줍은 듯 그 얼굴을 내민다.

▲ 연화정에서 바라본 연화봉 모습(사진 왼쪽)과 후면에서 바라본 연화봉, 등산객이 개미처럼.

황산의 기후는 변화무쌍하다. 그렇게 맑은 날씨였든가 싶은데 금방 비가내리고 산 아래는 열대지방인데 이곳은 봄이면 꽃이 만발하고 여름은 폭포의 굉음이 요란하고 가을단풍과 하얀 옷을 입힌 겨울 설경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 옥병역에서 바라본 천도봉의 위용(사진 왼쪽)과 연화봉 인근의 곰바위, 새끼곰2마리와 어미곰.

그렇기에 수많은 시인과 묵객들이 시와 그림을 그리며 황홀한 경치를 노래했으리라. 이번 여행은 일상에 찌든 속세의 번뇌를 모두 연화봉와 천도봉의 정기를 가득 담고 돌아온 값진 여행이었다. ‘사람은 길 떠나는 존재’라 누가 말했다. 자연의 숨소리를 들으며 자연이 부르는 곳으로 가면된다. 이것을 삶의 여정이라 했다. 나는 황산의 바위틈에서 천년을 살아온 소나무의 인고의 지혜를 배웠으며 자연의 위대함에  보잘것없는 나를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었다.

여행 Tip
O 인천에서 황산행 직항기가 있어 편리하며 항주를 거쳐 가는 방법도 있다.
O 5일이면 삼청산과 황산 등산이 가능하며 당.청나라 시대 문화유적도 겸할 수 있다.
O 5~9월이 황산여행의 적기이며 주말휴일, 공휴일이 낀 날은 사람이 많아 피한다.
O 개별여행도 가능하지만 패키지여행을 할 경우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다.
O 황산의 일출이나 더 많은 곳을 돌아보려면 산상에 있는 호텔을 이용하는 것이 좋으며
서해대협곡을 돌아보는 일정을 넣을 것을 권하고 싶다.(황산의 비경 감상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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