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쌀 개방과 손자병법의 지혜박영일 심농(心農)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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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7.25  11: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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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일 심농(心農)교육원장

"민족의 명운이 담긴 쌀산업
소중히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지혜로 대응해야"

정부는 얼마 전 “이제 더 이상 쌀 관세화는 유예할 수 없다”며 쌀 시장개방을 발표했다.
세계무역기구(WTO)협정이래 20년 만에 쌀시장 개방의 빗장을 푸는 중대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그간 관세화의 유예로 의무수입량이 계속 늘어 미처 소비하지 못해 창고에 쌓인 수입쌀만 해도 40여만 톤에 이른다고 한다. 쌀 소비가 감소되는 추세에서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쌀 시장 개방을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면 새로운 활로를 찾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속담에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다. 아무리 상황이 어렵더라도 돌파구를 여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 필자는 여기에서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도(道)’ ‘천(天)’ ‘지(地)’ ‘장(將)’ ‘법(法)’의 전략적 요소를 대입해 해결방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첫째, ‘도(道)’는 모두가 가야할 올바른 길이다. 이럴 때일수록 쌀 산업의 소중함과 그 가치의 인식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쌀은 우리 민족의 삶을 지탱해준 원천이고 민족의 혼이 담겨 있는 정서적 양식이다. 쌀은 농경문화의 근간을 받쳐주고 있는 정체성을 지닌 고유산업으로 앞으로도 우리 쌀 지키기에 국민모두가 동참해야 한다.

둘째는 ‘천(天)’인데, 이는 농업환경이 처한 대외적인 흐름을 말한다. 개방이라는 큰 틀의 대세를 인정해야 한다. 우리 의지대로 되지 않는 것이 국제문제이다. 특히 무역경제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국제간 협력관계를 소홀히 할 수 없는 처지다.
셋째, ‘지(地)’다. 이는 우리가 위치하고 있는 농업여건을 말한다. 우리농업의 현실적 상황에 대해 장단점을 따져 봐야 한다. 우리가 가진 우수성과 역량을 찾아봐야 한다. 그래야 그것을 기반으로 전략을 도출할 수 있다. 우리는 품질 좋은 쌀을 재배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토양이 비옥하고 수리시설이 잘 돼 있으며, 농업인들의 교육열과 열정은 어느 나라에도 밀리지 않는다.
넷째는 ‘장(將)’인데, 이는 농업인 스스로의 선도적 리더십을 말한다. 리더는 무엇보다 도전정신을 갖고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원삼농협은 다양한 기능성 쌀을 생산해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호평을 받고 있다. 쌀을 특화시켜 농가소득 증대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는 영농규모화로 생산비 절감, 친환경농업을 통한 유통체계 구축, 고품질 쌀의 수출, 미곡종합처리장(RPC)의 규모화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경쟁력을 배양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법(法)’이다. 이는 제도적인 장치를 잘 마련해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쌀 개방과 관련해서 앞으로 관건은 관세율이다. 정부는 300~500% 범위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국내 쌀값은 미국산의 2.8배, 중국산의 2.1배 수준이어서 관세 수준에 따라 가격 경쟁력은 달라진다. 우리 쌀이 가격경쟁력을 갖춰 외국쌀이 추가로 수입되지 않도록 최대한 고율의 관세율을 확보하는데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한다.
세차게 불어오는 쌀 개방의 바람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 일본과 대만이 10여 년 전 개방을 통해 쌀 산업을 안정화시켰다. 우리도 못할 바가 없다.

미래에 국가존폐는 전쟁이 아니라 식량, 물, 에너지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말한다. 인구증가와 기후변화, 대체 연료 등으로 식량은 크게 부족할 것이다. 우리 민족의 명운이 담긴 쌀 산업을 소중히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더욱 전략적인 지혜로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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