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자 21세기 여성정치연합 부회장

▲ 오경자 21세기 여성정치연합 부회장

"진정한 유권자의 권리행사는
지금부터가 시작…
여성유권자의 세심한 감시와
때를 놓치지 않는 지적으로
자신들의 삶의 질 향상시켜야"

뜨겁게 전국을 달구었던 6대 전국 동시 지방선거를 통해 새로 구성된 지방자치단체장과 의원들이 지난 7월1일 취임했다. 이 6대 지방자치 단체장과 의원들에게 거는 기대는 매우 크고 막중하다. 선거를 치르는 동안 그들은 화려할 정도의 장밋빛 공약을 경쟁적으로 쏟아냈다. 이제는 그 약속들을 실행에 옮겨야 할 의무가 그들 어깨에 지워져 있는 엄중한 현실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
선거는 역시 민주주의의 꽃이고 기초이다. 선거의 양 당사자인 유권자가 바로 이제부터 제 몫을 충실히 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민주주의의 성패와 국가의 발전이 달려있다. 진정한 유권자의 권리행사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유권자로부터 위임받은 권리를 갖게 된 뽑힌 사람들을 뽑아준 사람들인 유권자들이 제대로 그리고 끊임없이 감시하지 않으면 그 권력은 금방 오만하고 방자해지면서 부패하고 제 구실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 유권자로서의 권리행사를 철저히 실행하기 위해 우리는 바빠지고 독해져야 한다. 자칫 잘하겠거니 하고 방치해 두면 약속들을 헌신짝 버리듯 하고 언제 내가 그런 귀찮고 힘든 약속을 했냐며 딴전을 피울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 동네에 대중교통수단의 접근을 편리하게 해주겠다는 약속은 어떻게 시행 될지, 문화 향수를 늘여주기 위한 각종 계획들은 어느 단계로 진행 중인지, 교육시설의 확충으로 도농 간 격차를 줄여서 오히려 도시에서 유학 오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약속은 어떤 경로로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지… 또한 아이를 낳으러 타도시를 찾아가야하는 열악한 의료환경은 어떻게 해결될 것인지, 애써 농사지어 중간상인 좋은 일만 시키는 일을 막겠다는 약속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 되는 것인지, 노인들과 아이들만 지키는 농촌을 막기 위해 젊은이들을 불러들이는 농촌이라는 멋진 약속은 어떤 단계로 실행 될 것인지…
농촌여성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구체적 내용은 어떻게 구성하고 있는지, 아이들을 안심하고 학교에 보낼 수 있는 안전대책을 잘 진행하는지, 농촌 노년 문제를 위한 특단의 조치들을 강구하고 있는지, 농촌에 알맞은 일자리의 창출을 위한 정책을 어느 정도 열성을 갖고 접근하고 있는지 등등.
특히 주목할 것은 이번에도 역시 남성위주의 지방자치단체를 맞을 수밖에 없이 되었다는 점이다. 여야 양당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이 자신들의 당헌당규의 여성 30% 지역구 공천의 약속을 깨끗이 저버렸다. 노력했다고 하지만 실상은 처음부터 그 규정을 지키려는 의지도 없을 뿐만 아니라 아예 사문화되는 것을 너무도 당연시하면서 그 것을 못 지키게 되는 결과에 대해 별로 죄의식이나 부담을 느끼지도 않았나 싶다. 어찌 되었건 이번에도 역시 지방정부가 실생활에 발을 딛고 있는 여성 정치인들의 진입을 확대시키지 못함으로서 기존의 남성위주의 시각으로 모든 정책이 짜여지고 실행될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여성 유권자들의 세심한 감시와 때를 놓치지 않는 지적으로 자신들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적극적인 행동이다. 작은 실수도 꼬박꼬박 짚어가며 올바른 시행을 견인해 내지 않으면 다음 선거 때가 되어도 별로 발전되지 못한 상황에 머물게 될 뿐이다.
여성이 절대 부족한 정채결정 과정에 여성이 참여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감시와 독려를 통한 보충밖에 방법이 없다.
내 고장을 위해서 봉사하겠다는 숭고한 뜻을 품고 오늘의 자리를 허락 받은 지방자치단체장들과 의원들의 행운을 빌며 그들의 초심과 약속이 빛바래지 않고 잘 지켜져 좋은 결실은 맺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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