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양수 제주도농업기술원 농업환경담당

▲ 신양수 제주도농업기술원 농업환경담당
민관 합심해 철저히 대비
슬기롭게 기상재해 극복하자

기상은 우리 생활에 많은 영향을 준다. 기상예보는 교통, 통신은 물론 야외활동, 세탁이나 세차 등 생활 전반에 영향을 준다. 뿐만 아니라 기상상황에 따라 농작물의 수량과 품질이 달라지고, 심지어 그해 농가소득이 크게 요동친다. 과학의 발달과 함께 농업기술도 발전했지만 기상으로 인한 피해를 완벽하게 막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5년간 이상기상으로 제주도의 농작물 피해는 23,784㏊, 피해액은 복구비 기준으로 490억 원에 이른다. 2010년 12월 제주 남동부지역 폭설로 시설하우스 25㏊가 파손돼 36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고, 2011년에는 태풍 ‘메아리’와 ‘무이파’ 등 다섯 차례의 기상재해로 6,245㏊, 89억 원, 2012년 8월 말부터 약 20일간 14~16호 태풍 ‘덴빈’, ‘볼라벤’, ‘산바’ 등이 연이어 제주도를 강타해 농작물 1,500㏊, 26억 원 상당의 농작물과 시설물 피해가 발생한 바도 있다. 또 지난해에는 59일 간의 기나긴 여름가뭄으로 당근 등 밭작물에 피해를 줬고 총 32억 원의 복구비가 긴급 투입되기도 했다. 이와 같은 농업재해는 매년 횟수와 피해액도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도 심상치 않다. 서울지역은 사상처음으로 3월에 벚꽃이 개화했고, 제주에서는 뇌염을 일으키는 작은빨간집모기가 평년보다 한 달 빨리 채집되는가 하면, 5월28일 열대야, 29일 대구의 최고기온은 35.6℃로 역대 5월 최고 기온을 갱신하기도 했다.
아직까지 제주도는 이상기상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없었지만 앞으로 3개월간의 여름기상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 이미 제주도는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고, 9월 말까지 1~2개의 태풍이 영향을 줄 것으로 예보되면서 집중호우나 태풍 또는 가뭄이 또다시 닥칠 수 있다.

이와 같은 농업기상재해는 현재의 과학기술로 완벽하게 막기 힘들지만 철저한 준비로 최소화 할 수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은 여름작물 수확이 완료되는 10월말까지 농작물 피해와 소득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구·지도인력을 총 투입하고 있다. 자체 구축한 국지 기상관측기록과 병해충 발생예측 방제시기 등 전국에서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 스마트폰 ‘앱’을 통해 태풍정보 제공은 물론, 농업인과의 1:1상담, 권역별 사전·사후 현장 지도반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모든 재해는 철저한 대비 없이는 피해를 줄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평상시 하우스 버팀줄과 비상발전기의 작동상태를 점검하고, 침수상습지역은 물도랑을 정비해 침수를 예방하는 것은 농업인들의 몫이다. 지난해 가뭄 때 도와 농업인이 합심해 가뭄을 지혜롭게 극복한 것처럼 올해도 철저한 대비와 실천으로 농작물 안전 생산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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