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춘란 ‘대박’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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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6.20  16: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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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한국춘란을
새로운 농가소득
작목으로 육성하면
해외 관광객 유입을
늘릴 수 있고
신규 수출상품으로도
자리잡을 수 있다."

난(蘭)은 예로부터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며 우리 전통문화로 성장해 왔다. 이병기 시인은 ‘난초’라는 시조를 통해 “본디 그 마음은 깨끗함을 즐겨 하여/정한 모래 틈에 뿌리를 서려 두고/미진(微塵)도 가까이 않고 우로(雨露) 받아 사느니라”고 했다. 매화, 국화, 대나무와 함께 사군자를 이루며 깊은 산골에서도 홀로 은은한 향기를 퍼뜨리는 특성 때문에 많은 문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식물이 난이다. 승진이나 축하 시에 난화분을 선물로 보내는 것도 난의 문화, 역사, 예술적 특성 때문이다.
한국춘란은 한국 땅에 자생하는 토종 춘란을 가리키는데 주로 남부 지방에 자생한다. 보춘화라고도 하고 지역에 따라서 산난초, 꿩밥, 아가다래, 여달래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한국춘란은 잎무늬에 따라 중투, 복륜, 사피 등의 종류가 있고, 잎모양에 따라 단엽, 입변, 환엽 등이 있으며, 꽃색깔에 따라 홍화, 주금화, 황화 등이 있고, 꽃모양에 따라 두화, 원판화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서양란이나 조직배양으로 유통되는 일반 난과는 달리 색상, 모양, 엽성 등이 탁월하여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을 뿐 아니라 원예적 가치 또한 높다. 한국춘란 중에서도 소장 가치가 탁월한 품종인 중투호, 황화소심, 복륜소심 등의 경우 1촉당 가격이 수천만원을 상회하기도 한다.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양재동 화훼공판장을 통해 춘란 경매를 시작했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초다. 전국 각지에서 많은 애란인들이 참석했으며 일본, 중국 등의 해외 전문가들도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다. 우수하고 다양한 한국 춘란 100점 가량이 경매에 선보였는데 중도매인, 매참인들의 매수경쟁이 매우 치열했다. 첫날 경매에서는 94%가 낙찰되었으며 총 경매액은 6억원에 이르렀다. 낙찰 최고액은 5,300만원을 기록했다. 말 그대로 춘란이 ‘대박’을 기록한 것이다.
한국춘란의 거래규모는 연간 2,5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되나, 지금까지는 애호가들 사이에서 개별적으로 거래되다보니 활성화되지 못했다. 첫 경매 이후, 경매 등록을 희망하는 애란인들의 문의가 많아 앞으로 경매참여자와 경매액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aT는 올해 연말까지 300여명 이상의 중도매인, 매참인을 등록시켜 60억원 이상의 경매실적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춘란 경매가 활성화되면 본격적인 대중화 시대가 열릴 것이다. 공정하고 투명한 제도권 경매를 통해 거래가 활성화되고 유통과정의 신뢰성이 높아지면 난 애호가는 물론 일반 소비자들도 춘란과 가까워질 수 있다. 우리나라 화훼산업 전체가 2000년 중반 이후 매년 감소하고 있고 한국 춘란 역시 침체되어 있다. 국내·외적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 부진에 원인이 있겠지만 기존 거래 형태나 방법, 시장 확대를 단체 상호간의 연대 등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춘란 대중화를 위해서는 앞으로 참여자 확대, 경매과정 투명성, 공정성, 가격의 적정성, 품질과 안전관리 등 많은 분야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한국춘란은 우리 전통문화의 한 분야이자 문화예술적 가치도 높으며, 현대적으로도 정서적인 안정과 기다림의 미학을 가르쳐준다. 고령화시대 도심 아파트에서도 재배가 가능하기 때문에 도시민들의 고급 취미활동으로도 안성맞춤이다. 좋은 상품은 중국, 일본 등으로 수출도 가능하다. 공판장 거래가 확대되면 중국, 일본, 대만의 애호가들이나 전문가들도 직접 경매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춘란을 새로운 농가소득 작목으로 육성하면 해외 관광객 유입을 늘릴 수 있고 신규 수출상품으로도 자리잡을 수 있다. 한국춘란이 우리 화훼업계에 진정한 ‘봄’을 가져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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