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농업 6차산업, 여성이 주인공이다

농업농촌의 6차산업화로 농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고령화와 개방화, 기후변화 등의 여건에서 생산 위주의 농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농업의 6차산업화로 신 성장동력을 찾고 농촌사회에 활력을 모색하고 있다.
농업의 6차산업화에는 여성농업인과 청년의 적극성과 힘이 반드시 필요하다. 6차산업을 지향하고 있는 전국 각지의 젊은 여성농업인들을 현장에서 만나며 6차산업에 있어 여성농업인들의 역할, 성공요인, 애로점, 비전 등을 담아본다.

④ ‘깊은숲속 행복한식품’ 정문희·문주 자매

유기농쌀에 엄마 마음 담은 고급 쌀과자 생산

“아이들 간식부터 어른 간편식까지
안전·안심의 바른 먹거리 생산 자부심”

▲ 언니 정문희 씨(사진 오른쪽)는 제품 생산을, 동생 문주 씨는 마케팅을 맡아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농공상 융합한
유기농 쌀과자 생산하는
익산의 두 자매

5월의 끝자락, 익산의 들녘은 풍년을 기약하는 모내기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다. 익산은 우리나라 식품산업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는 곳이다. 깊은숲속 행복한식품은 야트막한 산이 빙 둘러진 익산시 여산면 제남리에 자리 잡고 있다.
“멸치가루 넣은 쌀과자 신제품이 오늘 나오는 날이라서....”이미 약속된 인터뷰 시간임에도 틈틈이 공장 일까지 살피느라 눈코 뜰 새 없는 정문희(46)씨는 유기농쌀을 이용한 다양한 쌀가공 제품을 생산하는 깊은숲속 행복한식품의 대표다. 정 대표는 국내산 자연재료만을 사용해 아이들이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쌀 과자를 주력으로 생산해 아이들 먹거리에 민감한 엄마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엄마의 소망 담아

▲ 국내산 재료만을 이용해 합성 첨가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만들어지는 쌀과자 공정 과정.
“우리 아이도 그렇고 동생네 아이들도 아토피피부염이 있어서 아이들 간식에 신경을 많이 써야 했어요. 그래서 유기농 쌀과자에 관심을 갖게 됐고 동생이 먼저 사업을 제안했죠.”
언니 문희 씨는 익산 제남리에 사는 평범한 주부로 소일거리 작은 농사를 짓고 있었다. 이런 언니를 먼저 꼬드긴 것은 동생 문주(40세) 씨였다. 서울의 광고회사에서 근무했던 동생은 아이들의 아토피 피부염이 심해지자 시골 생활을 고려하고 있었다. 거기에 유기농 쌀 과자의 효능과 독창성을 발견하고는 마음을 굳혔다.
“공기 좋고 물 맑은 고향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싶었는데 마침, 좋은 사업 아이디어를 얻게됐죠.”두 자매는 의기투합했다. 정문희 대표가 생산 총괄책임, 문주 씨가 직장 경험을 살린 마케팅과 홍보로 역할을 분담했다. 2009년 익산시농업기술센터에서 추진한 ‘농촌여성 소득원사업’의 지원도 받았다. 문주 씨는 서울 살림을 청산하고 아이들과 함께 고향 익산으로 내려왔다. 마침 남편의 해외지사 발령과 때를 맞췄다.

풍성한 익산 농산물 사용

▲ 깊은숲속 행복한식품 제품들.
“온 가족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국민 간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또 행복해졌으면 하는 염원을 담았어요.”
이곳에서 생산하는 주력 상품은 유기농스틱 쌀과자다. 유기농쌀과 자연 원료만을 사용해 열과 압력으로 팽창시켜서 입안에서 잘 녹게 만들었다.
“좋은 재료만을 엄선하자. 국내산 농산물만으로 만들자, 첨가제는 일절 배제하자”는 큰 원칙을 세웠다. 의도대로 화학적 합성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서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아이들도 걱정 없이 먹을 수 있게 차별화시킨 것이 주효했다.
과자 모양도 아이들의 흥미를 끌 수 있게 동물 모양의 틀로 찍어냈고, 손에 쥐고 먹기 쉬운 디자인도 개발하는 등 쌀 과자 모양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익산은 지역적으로 여러 종류의 농산물이 풍족한 곳이라 농산물 가공 여건이 참 좋아요.”
쌀과자에 익산 지역의 농특산물인 단호박, 자색고구마, 파래, 시금치 등의 자연 재료를 첨가해 다양한 맛을 냈다.
“아이들 입맛은 어릴 때 식습관이 중요하죠.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쌀과자는 식습관 형성에도 좋을 듯해요.”모든 재료는 생으로 갈아서 사용했다. 물론 색을 내기 위한 첨가제 역시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깊은숲속 행복한식품에서는 지난해에만 유기농쌀 30톤, 자색고구마 1톤, 단호박 1톤과 파래 2톤 등을 사용해 우리농산물 소비에도 기여한 바 크다. 유기농쌀의 경우 지금은 명천 RPC에서 엄선된 쌀을 공급받고 있지만 앞으로는 가공용 쌀 품종을 계약 재배할 계획이다.
유기가공식품 인증을 받고, 각종 박람회에 참가하며 제품을 알렸다. 국내산 농산물에 엄마의 마음을 담아 정성으로 만드는 제품임을 알아본 대기업 여러 곳에서 OEM주문이 들어왔고, 종근당, 일동후디스 등 식품 대기업과 생산 계약도 체결했다. 얼마 전에는 풀무원과 계약체결로 영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제품을 호주와 중국으로 수출했다. 호주 수출을 위해선 맞춤형 쌀과자 칩을 생산하는 현지화 전략을 사용했다. 달고 짠 맛을 선호하는 중국 시장을 위한 맞춤형 상품도 개발하는 등 수출 국가별 선호도를 조사해 맞춤형 생산에 임하고 있다.
“성인용 고급 간식거리로의 쌀과자 시장도 개척의 여지가 많아요.” 이곳에서 생산하는 패밀리 안심쌀과자는 기능성을 강화시킨 어른 간식용 제품들이다. 국산마, 인삼. 생강 등의 국산원료를 사용해 맛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쌀 소비 촉진에 한 몫하는 컵라이스 제품도 있다. 뜨거운 물을 붓고 4~5분 지나면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제품인데 1인 가구를 겨냥한 건강식으로 시장의 반응을 살피는 중이다.
“힘은 들어도 다품종 소량생산에 주력하는 이유는 대기업에서 손댈 수 없는 부분이어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죠.”

▲ 익산시 여산면 제남리의 깊은숲속 행복한식품의 전경. 쌀과자 사업은 환경유해 요인이 없는 시설이기에 건축허가가 가능했다.
아이와 함께 성장한 기업
우리 아이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한 사업이 이제 5년 만에 7명의 상시 일자리 창출과 매출 목표 4억 6천을 바라보고 있지만 두 자매의 꿈은 아직 멀었다.
“아직 방심은 금물이죠. 지속성 있는 전략수립이 필요할 때입니다.”
책임감 강한 문주 씨는 인삼 쌀과자 등 쌀과자의 고급화도 겨냥하며 자체브랜드인 깊은숲속 행복한식품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부가가치를 높이는 농업인 새로운 소득사업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두 자매는 앞으로 농업과 쌀을 아이들에게 알리기 위한 체험교육 준비도 구상 중이다. 또한 익산의 푸드마켓에 매주 쌀과자 기부로 지역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나눔과 사랑의 사회환원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역민이 생산한 농·특산물이 있기에 가능한 사업입니다. 앞으로도 온 가족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바른 먹거리 생산에 더욱 매진하겠습니다.”
엄마의 소망을 가득 담은 지역 농·특산물 가공사업으로 지역 주민과 함께 행복을 찾아가는 정씨 자매의 각오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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