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정원문화, 서양만의 전유물이 아니다송정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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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5.12  10: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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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정섭 박사 정원문화포럼 임시대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정원은 복합산업이다.
어느 한 분야가 고집하며
나설 단순 영역이 아니다.
다양한 분야가 융합돼
집단지성으로 녹여내야
건강하게 발전될 산업이다."

영국의 첼시플라워쇼, 독일의 International garden show, 프랑스의 모네정원과 빌랑드리가든…. 전 세계, 특히 유럽의 정원문화는 이제 그들의 일상이고 삶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원’, ‘가드닝’이라고 하면 우리 것이 아니라 거의 서양만의 전유물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서양에는 가드너란 직업이 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아주 존경받는 직업군 중 하나다. 많은 대학의 원예학과나 조경학과 학생들은 유명한 가드너 또는 가든 디자이너가 되는 게 꿈이다. 1인당 국민소득 2만4천불을 자랑하는 우린 어떤가. 영국의 위슬리가든이나 큐가든, 미국의 롱우드가든 같은 선진국의 전문식물원에서 다년간 경험을 쌓고 귀국한 전문 가드너들마저 우리나라에선 아직 마땅히 직업인으로서 설 자리가 별로 없다. 국내 몇 십 개의 식물원이 있어서 그나마 실력을 발휘하고 거기서 미래를 꿈꾸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생활문화 속에서 ‘가드닝’이란 단어는 낯설다.

왜 우린 식물전문가들이 설 땅마저 없는 것일까? 눈부신 경제성장 덕분에 소득은 좀 올랐지만 정서적으로는 여유가 없어서일까? 전체 인구의 70% 가까이가 아파트 같은 콘크리트 더미에 살다 보니 공동체 의식이나 생명 넘치는 자연에 대한 향수 같은 게 줄어든 것일까? 하지만 선조들의 생활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우리 조상들은 초가집에 살더라도 텃밭과 화단이 있었다. 가족들의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채소밭은 울타리 쳐진 뜰 안에 있어 그 자체가 정원이었다. 좌우가 트인 부엌 한 켠엔 옥잠화가 심어져 어머님들은 밥하면서도 그 그윽한 향을 즐겼으며, 화단에 분꽃(영명 four o’clock)을 심어 저녁밥 지을 시간을 맞췄다. 이제 그간 힘겹게 사느라 잊고 살았던 우리 민족의 정원문화 심성을 되찾아 생활 속에 다시 발전시켜야 할 때다. 사실 가정(家庭)은 집과 정원을 말하는 한자어다. 그러니 정원이 없는 곳에서 산다는 것은 가정도 없이 사는 꼴이 된다. 가정이 있어야 가족이 건강하고 삶이 행복해진다.

정원은 복합산업이다. 어느 한 분야가 고집하며 나설 단순 영역이 아니다. 다양한 분야가 융합돼 집단지성으로 녹여내야 건강하게 발전될 산업이다. 정원을 구성하는 분야는 꽃을 심고 가꾸는 원예, 4계절 생명 넘치는 공간을 창조하는 디자인이나 설계, 대규모 아파트 정원을 구성하는 토목공학, 꽃이나 생명과 교감할 수 있는 인문학적 소양, 과거와 현존하는 삶을 통해 정원의 가치를 찾을 수 있는 문화적 지식, 다양한 힐링 활동을 통한 치유 등 매우 다양하다. 이들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두 모여야 바람직한 정원문화가 싹트고 뿌리내려 꽃을 피워갈 수 있다. 우리 생활 속에 꽃과 정원이 깊숙하게 밀착돼야 비로소 정원도 하나의 산업으로서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5월 말이면 우리나라에 한국정원문화포럼(이하 ‘포럼’)이 새롭게 탄생된다. 이 포럼은 정원을 구성하는 다양한 분야가 함께 만나 우리나라 정원산업 발전을 위해 머릴 맞댈 예정이다. 즉 원예·조경·임학·디자인·토목설계 등 정원과 연관된 각 분야 최고 고수들이 모인 단체로 구성돼 우리나라 정원산업의 발전이라는 명제를 가장 앞에 두고 각자 자기 분야에서 뭘 기여할 수 있는지 따져 들어간다. 따라서 지금까지 특정분야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설립된 협회나 단체와는 근본적으로 일하는 방식이 다르다. 최근 산림청 주도로 입법화되고 있는 수목원법내 정원을 포함하는 문제도 조경·원예·산림분야가 머릴 맞대고 공동으로 발의한다면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다. 정원, 이제 서양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동안 잊고 살았던 우리 문화를 되찾고 집단지성을 통해 더 발전시켜 이 땅에 정원문화를 활짝 꽃피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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