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 결혼이민여성- 충북 충주시 동량면 람티김탕 씨

 국내 다문화가정에 베트남 상품 판매… 모바일 SNS 등 직거래 유통
전국 약 500여명의 결혼이민여성과 인적 네트워크 구축

 직접 농사지은 ‘누에·뽕 가공품’
베트남에 적극 홍보할 계획

5년 전 베트남 호치민에서 충북 충주시 동량면 대전리로 시집온 람티김탕(28) 씨는 이곳 에서 ‘똑순이’로 불린다. 5살과 3살의 아들딸을 둔 엄마로, 시부모님 잘 보필하며 살림 잘하는 며느리로, 남편과 함께 농사 잘 짓는 농촌여성으로 똑 소리 나게 살기 때문이다. 게다가 작게나마 사업(?)까지 하며 살림에도 보탬이 되고 있어 그야말로 팔방미인이다. 기자가 김탕씨를 만나러 간 날도 그녀는 오토바이에 물건을 가득 실고 우체국으로 갈 채비를 하느라 바빴다. 국내에 거주하는 베트남 결혼이민여성들에게 베트남에서 온 물건을 보내기 위해서였다.

“대학에서 세무회계를 전공했는데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신 후 집안형편이 어려워졌어요. 대학을 포기하고 직장생활을 했는데 23살이 되니 어머니가 결혼에 대한 걱정을 크게 하셨죠. 베트남에서는 18살만 되면 시집을 가야돼요. 노처녀인 저와 결혼을 할 베트남 남자가 없어 한국으로 시집을 온 거죠. 우리 신랑 첫 인상요? 나쁘지 않았어요. 선한 인상이었고, 좋은 사람입니다.” 람티김탕 씨는 한국으로 시집온 사연을 이야기하며 며칠 전 마을주민과 고향 동생의 결혼을 중매해줬다고 말한다. 베트남에 가서 중매쟁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온 김탕 씨는 중매뿐만 아니라 사업차 베트남을 방문했다고 말한다.
“시어머니하고 신랑하고 농사를 주로 담당하고 저는 집에서 조그맣게 모바일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죠. 3년 전부터 국내에 있는 베트남 결혼이민여성들에게 베트남 물건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에 있는 어머니와 오빠한테 필요한 물품을 부탁해 전국 각지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택배를 보냅니다. 하루에 보통 10건 정도의 주문이 들어와요. 한 달에 대략 200~250만원 정도 버는 것 같습니다.”
김탕 씨는 모바일 쇼설네트워크로 베트남 결혼이민여성들과 친구를 맺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략 500여명에 이르는 베트남 여성들이 주 고객층. 아무래도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시중에 판매하는 베트남 제품보다 좀 더 저렴하게 판매하기 때문에 주문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주로 판매하는 물품은 커피부터 과자, 향신료, 화장품, 다이어트식품 등이다.
“14,850㎡(4,500평) 규모에 오디농사를 짓고 있는데 올해부터 신랑이 누에도 좀 길러보자고 해요. 농사만 지어서는 살림이 어려운 것 같아요. 제가 버는 돈은 아이들 옷도 사고, 친정에도 좀 보내고 그렇게 사용하고 있죠. 베트남 물건뿐만 아니라 남편이 농사지은 오디나 누에가공품을 베트남 결혼이민여성들뿐 아니라 베트남 현지에도 홍보해 판매하고 싶어요. 또, 한국의 먹을거리 역시 알리고 싶죠. 앞으로 꿈이 있다면... 베트남에 작은 호텔을 짓고 싶어요. 1층에는 한식당, 2층에는 베트남식당. 베트남 현지인과 한국 관광객들이 편안하게 머물며 양국의 먹을거리를 맛보고 체험할 수 있는 그런 곳을 만들고 싶습니다.” 얼마 전 베트남에 부지도 마련했다는 김탕 씨. 꿈을 향해 한발 한발 내딛는 그녀의 모습에서 이제는 타국에서 온 낯선 이방인이 아닌 억척스럽게 열심히 생활하는 한국 농촌아낙네의 근성이 느껴진다.

■ 생활개선충주시연합회원 람티김탕씨…

▲ 베트남에서 시집온 람티김탕씨는 동량면생활개선회원으로 활동하며, 지역사회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사진왼쪽에서부터 람티김탕씨의 든든한 후원자인 송숙경 생활개선충주시연합회장과 이훈기 동량면생활개선회장.
“생활개선회 일도 열심히 참여”

“우리 김탕은 항상 웃는 얼굴이죠. 동량면생활개선회원으로 열심히 활동하며 지역 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어요. 김탕과의 인연은 생활개선충주시연합회에서 각 읍면생활개선회와 다문화가정 결혼이민여성 간 멘토멘티를 맺었는데 그때 언니, 동생 사이가 됐어요. 먼 타국에서 시집와 잘 정착해 사는 모습을 보면 대견합니다.” 이훈기 동량면생활개선회장은 김탕 씨가 생활개선회원으로서 역할에 충실하며, 어엿한 농촌여성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한다. 매년 다문화가정 결혼이민여성들과 함께 교육을 추진하고 있는 송숙경 생활개선충주시연합회장도 “결혼이민여성의 안정적인 정착지원을 위해 생활개선회원들이 옆에서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며, 결혼이민여성들이 농촌여성으로서 잘 생활할 수 있도록 적극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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