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한 친구는 부인과 대화할 때 어색할 정도로 존댓말을 쓴다. 존댓말은 상대방을 존경한다는 뜻이 담겨있어 인정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생겨나고, 가정 화목과 자녀교육에도 크게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말처럼 쉬운 것도 없지만 말처럼 어려운 것도 없다. 사소한 말 한마디가 오해와 불신을 낳고 갈등을 빚는다. 가장 가까운 부부는 마주 보는 거울과 같아 내가 화를 내면 상대방도 화를 내고 내가 웃으면 상대방도 웃는 얼굴로 비쳐진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는 속담도 있지 않은가.
양반 두 사람이 김씨네 푸줏간에 고기를 사러 들어갔다. 한 양반은 “이봐 백정~ 쇠고기 1근만 줘.”라고 했다. 그리고 다른 양반은 “이보게 김씨, 나도 쇠고기 한 근 주시게”라고 했다. 백정은 말 없이 한 근을 달아 먼저 양반에게 줬다. 다른 양반에게는 “어르신, 여기요~” 하며 육질 좋은 고기를 공손히 건넸다. 먼저 양반이 “왜 고기가 다르냐?”며 화를 내자 백정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쪽은 백정이 자른 것이고 이쪽은 김 씨가 자른 것이라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 폭력과 갈등이 난무하는 것은 말이 거칠어졌기 때문이다.
존댓말은 가정에서부터 출발해 학교, 사회교육으로 이어져야 한다. 부모가 자녀에게 존댓말로 야단을 치면 그 효과가 2배로 나타난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존댓말이 몸에 배면 감성이 풍부해지고 상대방을 존경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생겨난다.
서울 등 10여개 초등학교가 어린이에게 존댓말 교육을 실시한 결과, 아이들의 싸움과 욕설, 왕따가 크게 감소했다는 보고가 있다. 존댓말 교육이 사회전체로 확산돼 더불어 살아가는 훈훈한 사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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