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민속박물관…자연과 전통 고스란히 간직

100~200년 된 초가·한옥 등 67채 원형 유지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으로 ‘전국최고 휴양마을’ 자리매김

 

▲ 나지막한 돌담으로 연결된 골목길과 울창한 나무가 마을경관을 더욱 고풍스럽게 한다.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리 외암민속마을 입구에는 장승과 솟대를 비롯해 조선시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디딜방아·연자방아·물레방아 등이 보존돼 있다. 마을에 들어서자 마을의 자랑인 돌담장이 매우 인상적이다. 무려 5.3km에 달하는 자연석 돌담으로 연결된 골목길과 주변의 울창한 수림은 마을경관을 더욱 고풍스럽게 한다.

외암민속마을은 지난 2010년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 제236로 지정돼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 마을은 다른 문화유산들과 달리 500년 전, 조선시대 때부터 대를 이어온 양반댁 기와집과 일반 양민들이 살던 초가 등 한옥 총 67채가 원형을 그대로 유지한 채 조화를 이루고 있다. 55가구 167명의 주민들이 실제 거주하면서 가꾸고 보존하고 있어 훨씬 생기가 느껴진다.

 

이규정(52) 외암마을 이장은 “다른 마을처럼 우리 마을은 집중적인 개발을 하지 않았습니다. 낙후된 지역으로 마을주민들은 가난했지만, 충청지방 고유의 격식을 갖춘 양반가의 고택과 양민들이 살던 초가, 돌담, 정원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할 수 있었습니다.”고 말한다.
이 이장은 또 “별다른 특산품도 없었고 열악했지만, 우리 전통문화와 농촌에 대한 도시민들의 인식이 바뀌고 수요와 관심이 늘어나면서 우리 마을의 전통한옥을 관광자원으로 부각시켰습니다.”며 “그 결과, 지금은 전국최고 ‘휴양마을’로 거듭났습니다.”고 외암마을을 소개했다.

외암마을 주민들은 2003년부턴 마을 주민들이 힘을 모아 휴양마을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 마을에는 500년 된 한옥뿐만 아니라 모내기, 나물캐기, 옥수수 따기 등 각종 수확체험과 계절별로, 두부 만들기, 떡메치기, 엿 만들기, 풍물배우기 등 관광객을 위한 40여 가지의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이 체험프로그램은 개발에서부터 체험교육, 안내까지 모든 과정이 마을주민들의 생각과 힘으로 이뤄진다. 마을 주민들이 협심해 전통마을로 보존하고 가꾼 결과, 다른 마을과는 차별화된 휴양마을로 성공할 수 있었다.

 

▲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반촌(班村)인 외암마을에 현재 67채의 기와집과 초가 등이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외암마을에는 연간 40만명이 방문하며 그 가운데 7천~8천명은 외국인체험객이다. 또 1일 방문이 아닌 체험민박을 하는 사람은 4만5천여명에 이르는 등 ‘휴양마을1세대’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로 인해 마을주민들의 수입은 약 3배 증가했고, 마을전체 농업 외 수익은 연 7억원을 달성했다. 경제적인 이득뿐만 아니라 마을주민들이 전통의 가치를 인정하고 보존해야한다는 의식 가졌으며 자랑스럽게 여기고 가꿔나가는 등의 긍정적인 효과도 낳았다.

 

▲ 외암마을에 방문한 초등학생들이 집이 더욱 단단해져 오래 가기를 기원하는 ‘지경다지기’를 체험하고 있다.

이 마을은 전통가옥과 더불어 마을 곳곳에 물길이 조화롭게 흐른다. 마을의 주산인 설화산의 이름에 불(火)이 있어 불을 내뿜는 형상이라 화기를 눌러주고자 산에서부터 마을 끝까지 물길을 만든 것이다. 이 물길로 개울을 만들어 빨래터가 만들어졌고 집 정원에 연못을 만들기도 하는 등 농업·생활·정원용수로 요긴하게 사용돼왔다.

“끊임없이 전통을 지키고 가꾸며 직접 체험하는 민속마을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1000명을 귀농시키는 것보다 1명의 농민이 살고 싶은 농촌을 만드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 자식을 살게 하고 싶은 마을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고 이규정 이장은 앞으로도 주민들 간 소통에 힘써 지속적으로 성공해 나가는 휴양마을로 자리를 잡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냇가건너 마을 앞에는 올해 완공을 목표로 옛 저잣거리가 만들어지고 있다. 식당, 공방에서부터 대장간, 전통장터거리를 조성해 더 풍성한 볼거리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옛 저잣거리 조성공사가 완성되면 외암마을 관광 활성화와 더불어 지역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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