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농촌여성신문 공동기획 - 창조농업 R&D현장을 가다

▲ 양돈용 TMR 사료 조제기술과 자동급이 시스템 개발의 주역인 농진청 생산자동화기계과 연구진.(사진 왼쪽부터 이성현 연구관, 김혁주 연구사, 유병기 연구사)

③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 생산자동화기계과

양돈용 TMR 사료조제, 자동급이시스템 개발
사료비·축산악취 저감…동물복지 향상 기여

우리나라에서 단일품목으로는 쌀 다음으로 생산액이 높은 양돈. 2012년 기준으로 국내 양돈 생산액은 5조3천227억 원에 달하지만 돼지들이 먹는 곡물사료의 원료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농가의 사료비 문제 해결을 위한 풀사료 이용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은 곡물사료 위주의 급이 체계에 국내에서 생산된 풀사료를 간편하게 섞어 먹일 수 있는 ‘양돈용 완전혼합사료(TMR)’ 제조기술과 급이 시스템을 개발했다.

 

 

 

 

 

 

 

전자태그 인식으로 정량 급이
농촌진흥청 생산자동화기계과 연구진이 개발한 양돈용 TMR은 이탈리안라이그라스, 청보리, 호밀, 옥수수 등 풀사료를 3㎝ 이내로 세절해 배합사료와 혼합한 후 펠릿으로 만들거나 압축·밀봉해 발효시킨 것인데, 돼지의 종류에 따라 풀사료를 1~30% 비율로 섞어서 제조할 수 있다.
양돈 TMR을 펠릿으로 가공한 경우에는 기존 급이기의 구조 변경 없이 그대로 사용이 가능하지만, 풀사료를 압축·밀봉해 발효시킨 양돈 TMR은 수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관행의 디스크와이어, 디스크체인, 오거식 급이기로는 급이가 불가능하다.
이에 생산자동화기계과 김혁주(50) 연구사가 개발한 모노레일식 자동급이기는 돈방마다 설치된 전자태그(RFID)를 인식해 원하는 양을 원하는 위치에 정확히 자동으로 급이하고, 급이한 내용을 전산으로 기록해 데이터베이스로 관리한다.
김혁주 연구사는 “수분이 40% 정도인 양돈 TMR 발효사료를 자동으로 정량 급이하는 시스템을 세계최초로 개발해 지난해 말 특허출원했으며, 현장평가회를 거쳐 업체에 기술이전돼 곧 농가에 보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발된 양돈 TMR 급이시스템은 전업농가용, 공동농가용, 공장용 등 사육규모와 형태에 따라 시스템을 선택해 구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양돈TMR, 생산량·면역력 증진 효과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이 풀사료를 섞어 만든 TMR을 돼지에게 먹인 결과, 모돈의 경우 배합사료만 먹은 돼지에 비해 MSY(모돈 한마리당 연간 출하두수)가 1두 증가하는 등 생산성이 향상됐으며, 면역력 증진, 변비 해소, 포만감 충만 등의 다양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비육돈의 경우 이탈리안라이그라스를 1% 섞어 먹이면 돈사에서 배출되는 페놀류, 인돌류, 암모니아 등의 악취가 6~22%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사는 “우리나라에서 매년 양돈용으로 약 500만 톤의 곡물이 수입되고 있는데, 이 곡물사료의 1%만 풀사료로 대체할 경우 돼지 한 마리당 연간 2천~4천원의 사료비를 절감할 수 있고, 연간 약 5만 톤(옥수수 기준 약 170억 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진청, 내년 신기술보급사업 추진
연구진은 양돈용 TMR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일관 제조기술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이 기술은 원형베일 사일리지를 해체해 세절하고 연화시키는 시스템과 세절 연화된 풀사료와 배합사료를 혼합해 전자동으로 압축·밀봉하는 장치다.
이 TMR은 별도로 개발된 펠릿장치를 통해 직경 6~7㎜의 펠릿으로 제조된 돼지에게 급이할 수 있다. 이 펠릿장치는 풀사료 외에도 사과나 배추 등 농산부산물과 콩비지, 소주박 등 식품부산물 등 다양한 원료를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일련의 기술은 모돈 관리를 동물복지에 맞게 첨단화함으로써 정부가 FTA에 대비해 축산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 중인 MSY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농진청은 양돈용 TMR 자동급이기와 제조시스템에 대해 올해 초 농림축산식품부에 시설현대화사업, 조사료 확충사업 선정을 위한 정책 건의를 한 상태다. 또한 내년께 신기술보급사업을 추진하고, 2~3년 내 농가에 보급할 계획인데, 지자체에서도 이미 많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는 게 김 연구사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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