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교민이 선호하는 수출 쌀의 특성 -
이러한 상황을 예견하고 지난 2007년부터 우리 쌀이 수출을 시작한 이래 호주․미국 등 교민시장을 중심으로 수출국이 40여개 국가로 늘어났다. 필자는 일전에 우리 쌀이 가장 많이 수출되고 있는 호주의 쌀 유통실태를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호주는 전통적으로 쌀 수출국이었는데, 연속된 가뭄으로 생산이 위축되어 수입량이 늘어났다. 최근 생산이 회복되고 있으나 중국․한국 등 아시아계 인구비율 증가로 중단립종 수입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시드니와 캔버라 등 한국교민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한국 쌀 유통실태와 소비자 선호도를 조사했다. 스트라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의 날’ 행사에서 쌀 구입과 소비행태, 구입 시 고려사항, 한국쌀 가격과 품질에 대한 의견 등을 설문했다. 유효 응답자는 324명으로 그 중 여성이 71.6%, 4인 이상 가구 48.8%, 10년 이상 거주자도 58.3%에 달했다. 쌀 구입처는 주로 한인마트(78.7%), 주로 구입하는 쌀은 한국산(54.9%), 호주산(30.2%), 미국산(11.7%) 등의 순이었다.
설문 응답자의 한 달 쌀 구입량은 10kg 내외 44.8%, 20kg 이상 31.2% 등이었고, 쌀 구매 시 가장 중요시하는 요인은 품질(50%)이 가장 높고, 가격(17%)과 생산지(17%)가 다음 순이었다. 한국 쌀의 품질은 좋다(43.2%), 아주 좋다(15.7%)는 의견이 다수지만 문제점 지적도 많았다. 문제점으로는 ‘품질이 일정하지 않다(25.3)’, ‘찰기 부족(13.6)’, ‘외관이 나쁘다’(9.9%) 등을 지적해 수출 쌀에 대한 지속적 품질관리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산․호주산 등 외국쌀 구매경험이 있다는 응답자가 83%에 달했는데, 외국산 쌀과 비교해 한국쌀의 품질은 대체로 좋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한국 교민의 입장에서 가격이 약간 비싸더라도 타향에서 한국 쌀을 직접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는 의견이 많지만, 현지시장에 파고들고 미국쌀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
한국 수출 쌀에 대한 개선점으로는 ‘가격 저렴화(45.7%)’를 최우선으로 꼽았고, 다음으로 품질향상(21.6%), 구입 편리성(14.5%), 마케팅․판촉사업(7.4%) 등의 순이었다.
쌀 구입시 정보획득 수단은 매장 진열대, 친구·친지 등인데 우리 쌀에 대한 체계적인 홍보의 필요성도 크
다. 한식·일식 등 동양식도 일반화되고 있으므로 한식단과 함께 비빔밥과 초밥 등 적성에 맞는 품종을 선발해 집중할 필요도 있다. 쌀 가공식품에 대한 관심도 점점 커져 떡·한과, 가공밥 등 구입의사가 높으므로 가공식품 시장을 개척해가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나중은 창대하리라는 성경의 말씀처럼 작은 것에서부터 하나씩 매듭을 풀어나가, 개방시대 국제경쟁에서도 요술쟁이처럼 세계로 수출하는 우리 쌀의 앞날을 기대해 본다.
송재선 기자
jsssong6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