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도시농업연구팀 김경미 연구관

▲ 농촌진흥청 도시농업연구팀 김경미 연구관

"농업의 사회경제적
가치와 기능에
다시 주목해야"

2012년 농가인구는 전체 인구의 5.7%인 291만2천 명이다. 그러면 나머지 94%의 국민은? 농업인이 생산하는 농산물을 먹고 즐기기만 할 것 같았던 이들이 최근 농업을 열망하고 있다. 귀농·귀촌가구가 증가하고 있고, 도시농업 참여자도 늘고 있다. 이들은 왜 농업에 열광할까?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농업을 체험하거나 경험한 사람일수록 농산물 구매가 많아진다고 한다. 학교에서도 텃밭에서 자기가 직접 가꾼 채소를 먹으면서 편식이 사라지고 우리 농산물을 즐겨 먹으려는 태도로 변화한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도시농업은 94%의 국민을 농업의 마니아로 만드는 무대다. 농업에 직접 종사하지 않는 94% 국민에게 농업은 스타다.
우리가 주목해볼 농업의 또 하나의 매력은 바로 치유의 기능이다.
농업인들은 생명이 주는 신비함, 나의 손길을 통해 매일매일 달라지는 작물(가축)의 모습에서 오는 보람, 수확해 함께 나누는 즐거움, 기후에 따라 영향을 받을 때는 자연 앞에 겸손함을 배우게 된다고 한다. 바로 그와 같은 농업 자체의 기능이 농업을 체험하는 도시민에게도 나타난다. 학교텃밭에서 작물을 길러본 아이들은 생명의 소중함과 책임감을 느끼고 자아존중과 관계를 존중하는 법을 배운다고 한다. 텃밭을 통해 학교에 따돌림 당하는 아이들이 없어지고, 부모도 아이들과 대화가 늘어났으며, 학교 선생님과 아이들의 소통도 늘어나고 창의적인 사고력이나 언어 표현력이 좋아졌다고 한다. 실버텃밭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르신들은 자신이 살아온 삶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겨보고 텃밭에 다양한 작물을 키우면서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다양한 생각들을 수용하고 이해하는 자세를 갖게 됐다고 한다. 의정부 교도소와 김천 소년교도소에 수감된 사람들도 씨앗을 뿌리고 키우는 작물재배 활동을 통해서 우울감과 스트레스 수준을 보여주는 코티졸 농도가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했다. 일본에서는 장애인 치료에 작물 키우기를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농업의 새로운 모습이자 가치다.
농촌진흥청에서는 농업의 이런 기능에 주목하고 현재 치유농업 정착을 위한 전략개발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도 6차산업의 한 영역으로 치유농업을 주목하고 있다. 치유농업은 과학기술을 통한 창조경제의 모습이자 농업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처가 상호 협력함으로써 국가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미 선진국은 그렇게 가고 있다. 농업의 치유적 기능을 활용하는 작은 성공사례들은 소통과 융복합의 정부3.0의 좋은 모델이다.
지금이 바로 농업이 온 국민과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생각하고 투자해야 할 때다. 농업의 사회경제적 가치와 기능에 다시 한 번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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