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커스 - AI 터진 축산연구 심장

▲ 지난 2일 AI가 발생한 충남 천안시 성환읍에 있는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

천안 축산자원개발부에서 AI 발생
종계․종오리 1만5천500수 살처분
축산최고기관 방역 허점…비난 화살


국내 축산연구의 본산인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마저 AI에 뚫리고 말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일 충남 천안시 성환읍 소재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에서 사육 중이던 오리가 일부 폐사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정밀검사를 의뢰한 결과, 고병원성AI로 최종 확인됐다고 4일 밝혔다. 이에따라 축산과학원은 사육 중이던 오리 4천500수를 매몰했으며, 축산자원개발부 내 오염지역(반경 500m 이내)에 사육중인 닭 1만1천수도 살처분을 진행 중이다.

축산자원개발부는 지난달 23일 AI가 발생한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소재 종오리 농가와 반경 3㎞ 내인 위험지역에 위치해 있다.

농식품부는 지금까지의 역학조사 결과 ▲축산과학원내 4개 저수지에 하루에 20~30회 철새가 찾아왔으며 ▲분변 처리를 위해 자체 보유 차량을 이용해 축사를 출입한 적이 있고 ▲축사의 바닥관리를 위해 보유 중인 깔짚을 넣어준 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정확한 발병원인 등은 앞으로 추가적인 역학조사를 통해 규명할 예정이다.

축산과학원에서 AI가 발생한 것과 관련, 지난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있었던 브리핑에서 농식품부 이준원 차관보는 “역학조사를 통해 원인을 규명해 책임질 사람이 있다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농진청은 닭과 오리 등 가금류의 유전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수원, 남원, 함평, 장성, 용인에 종계와 종오리를 분산배치하고 있으며, 성환 축산자원개발부의 가금류를 살처분 하더라도 유전자원 보호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축산과학원 송용섭 기술지원과장은 “현재 수원과 남원에 각각 보존하고 있던 형질전환닭, 우리맛닭 종란 5천여 개를 강원도 대관령 소재 한우시험장에 보내 부화를 준비하고 있고, 오리는 함평․장성․용인의 농가에 분양된 종오리를 통해 개체수를 복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 과장은 또 “다만 축산과학원의 중복보존 중인 유전자원을 이용해 닭과 오리 유전자원을 AI 발생 이전 수준까지 복원하려면 약 95주가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11년 구제역이 발생했던 축산자원개발부에서 이번에 AI까지 발생하자 영내에서 한 달이 넘도록 기숙생활을 하며 방역에 만전을 기했던 축산원 관계자들은 당혹감과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1월 AI 역학조사위원회가 야생조류를 AI 감염원으로 추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축산자원개발부 내 저수지로 날아드는 철새 등에 대해 너무 소극적인 대처를 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더욱이 외부 출입자 통제와 수시방역 등 철통방역을 자랑하던 축산연구의 심장이 AI에 뚫린 것에 대해 방역체계 자체에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떠안게 됐다.

한편,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금(3월3일 현재)까지 총 32건의 AI 의심신고가 들어 왔으며, 이중 26건이 양성, 6건이 음성 판정을 받아 발생농장과 예방적 살처분 등을 통해 314개 농가의 가금류 698만5천수가 매몰됐으며, 향후 3개 농가 16만5천수가 추가로 살처분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