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남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센터 연구관

▲ 정봉남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센터 연구관

곤충 저항성 품종 개발이
바이러스 저항성 품종
만드는 것보다 효과적

식물 바이러스병으로 인한 농작물 수확량 감소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60조원 이상에 달한다고 한다. 밀·보리·감자·콩·토마토 등 주요작물 생산액의 약 5%는 바이러스병에 의해 손실이 일어나서 농업생산량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한편 국제기후변화협의체(IPCC)의 5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의 평균기온이 2100년까지는 3~5.7℃ 상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만약 이와 같이 지구온난화가 진행된다면, 식물바이러스병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떠한 대비를 해야 할 것인가?

작물이 재배지에서 적응하면서 살아온 온도보다 기온이 더 상승된 상태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작물은 바이러스 감염에 더 강하게 대응해서 피해증상이 약해진다는 몇몇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하지만 실제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작물의 바이러스 침입에 대한 대응이 더 강해지면 바이러스는 반작용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작물을 침입하기 위해 변이체를 만들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 기후변화에 대응해 작물의 바이러스병 피해를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예를 들면, 감자는 재배에 적합한 한계온도가 있기 때문에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받기 쉽다. 따라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 된다면 감자 재배지를 고산지대로 옮기는 한편, 육종가들은 고온에 견디는 특성이 강하면서 바이러스 저항성을 복합적으로 가진 품종을 개발해야 한다.

그렇지만 고온 적응 품종을 개발해 고온에서 감자를 재배한다고 가정하면 고온에서 진딧물 등 매개충의 증가로 인해 감자에 발생하는 바이러스병의 발생 분포도 달라질 것이다. 또한 바이러스 이병성 품종의 경우 피해가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바이러스를 매개하는 곤충에 저항성을 나타내는 품종을 만든다면 바이러스 저항성 품종을 만드는 것보다 바이러스병 피해예방에 더 효과적이다. 바이러스는 환경변화에 적응해 늘 진화를 거듭하는 반면 곤충의 경우 바이러스만큼의 급속하고 빠른 진화를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미래 기후변화에 대응해 작물의 바이러스병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기후인자를 기반으로 하는 바이러스병 발생 예측 모형을 개발해 발생 예측을 통해 피해 예방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또한 바이러스병 저항성 품종을 만들기 위해서는 환경변화에 적응해 변이체를 만드는 바이러스의 특성을 고려해 육종전략을 세워야 하며, 고온에서도 저항성이 붕괴되지 않고 유지되는 육종전략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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