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희 기자의 ‘세상만사’

인간의 몸 가운데서 모든 행동과 성격을 지배하는 기관은 두말할 것도 없이 뇌다. 그렇기 때문에 뇌가 사용하는 에너지는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전체 에너지의 1/4~1/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대 원시사회에서부터 현세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진화과정을 연구해 온 고고인류학자들은 뇌 크기와 에너지의 상관관계를 이렇게 설명했다. - ‘우리가 고릴라처럼 100그램의 나무이파리를 먹는다면 10~20킬로칼로리(kcal)의 에너지를 얻고, 같은 양의 과일을 먹는다면 75킬로칼로리의 에너지를 얻을 것이다. 그러나 같은 양의 고기를 먹는다면 무려 200킬로칼로리의 에너지를 얻을 것이다. 인간의 식단에서 고기의 비중이 커질수록 뇌가 커지고, 뇌가 커질수록 사회적 조직이 더욱 복잡해 진다. 현대인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자 인류 진화와 운명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뇌다.’
이 논리대로라면, 먹는 음식의 종류에 따라 에너지의 양이 달라지고, 그 에너지 양에 따라 몸과 뇌의 크기가 달라지며, 뇌의 크기에 따라 행동양식도 달라진다는 얘기다. 먹는 음식에 따라 뇌의 크기가 달라지니 자연 행동양식이나 성격도 커다란 차이가 있을 것임이 분명하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대로라면, 같은 동물이라도 풀을 먹는 초식동물은 성질이 비교적 온순하고, 육식 그것도 산 것을 익히지 않고 날로 생식(生食)하는 동물은 야성(野性)이 강해 포악한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최근 이와는 다소 상반된 얘기가 미국에서 제기돼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고 있다. 미국의 시사저널 USA투데이가 ‘대통령의 날’을 맞아 역대 대통령들이 좋아하는 식단을 공개하면서 “대통령들이 성격과 반대되는 음식을 좋아한다”고 신경정신과 전문의의 말을 빌려 보도했다. 즉 성격이 소심한 사람은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하지만, 성격이 외향적인 사람은 싱겁게 먹는다는 것이다.
케첩을 좋아했던 닉슨(37대) 대통령은 성과 지향적이며 위험을 선호하고 정복욕이 강한 성격, 체리를 좋아한 초대 조지 워싱턴 대통령은 적극적이며 워커홀릭(일 중독자), 수수한 성격의 소유자, 돼지고기 튀김을 좋아한 조지 W 부시(41대) 대통령은 사교적이며 충성심이 강하고 관대한 성격, 딱딱한 견과류를 좋아하는 지금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친절하고 우정을 중시하며 조용하고 신중한 성격이라고 묘사했다.
성장배경도 있을터인데 음식만을 가지고 대통령들의 성격을 파악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지만, 우리나라 조선조때의 군왕중 온화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세종임금이 육식을 퍽 즐겼던 강골체격이었음을 상기하면, 엉뚱하게도 그들의 뇌 크기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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