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복 실천예절지도사

▲ 이강복 실천예절지도사

 한복은 한류드라마의 확산 덕에 프리미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동남아와 중국 동구권까지 방영된 ‘대장금’의 열풍 덕이 크다.
이영애 씨를 비롯한 한국배우들의 단아한 한복자태, 특히 궁중이 배경이기에 더 화려하고 멋진 복식을 선보임으로써 한국의 전통 옷은 단박에 세계인의 시선을 잡아버렸다.
그런 까닭에 요즘 한국에 들어오는 다문화결혼이주여성들의 한복에 대한 관심은 대단하다.
필자는 학교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을 다니며 한국의 전통문화를 강의하고 있다.
옷을 입고 다만 사진 한 장 찍어 고향의 가족에 전송하는 것뿐인데도 무슨 황송한 기회를 잡은 것인 양 기뻐하는 것이다. 한복입기 지도사로서 큰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다.
하지만 그들은 묻는다. “그럼 한국여성들은 한복을 언제 주로 입어요? 한국 와서 한복 입은 사람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생각해 본다. 요즘 젊은 한국여성들은 정말 평생 한복을 몇 번이나 입어볼까?
돌잔치 때, 여학교에서 실습시간으로, 시집갈 때 폐백으로, (시)부모 잔치 때, 그리고 그들 자신이 나이가 들어 같은 가족행사를 반복할 때...10번 남짓이나 될까? 어떤 의미에서 전통 한국복식문화는 사라져 가고 있다.
한국의 전통문화는 오히려 결혼이주여성교육이나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 알리기 행사 등에나 가야 접할 기회가 많은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서글픈 것이긴 하나 그나마 이들을 통해 그 맥이 유지되는데 한 줄기 역할을 하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어쩌면 멀지 않은 미래에는 이들 중 한식전문가, 한국예절전문가를 비롯해 나처럼 한복입기를 가르치는 지도사가 나오지 않을까?
마치 중국이 문화혁명 여파로 명맥이 끊기고 사라지다시피한 종묘사직제사법을 한국의 성균관에 와서 배워갔다는 예처럼 말이다.
이런 이유에서도 결혼이주여성들에게 한국예절과 올바른 한복입기를 가르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한 가지, 그들이 한복을 입고 찍은 사진들이 고향에 있는 부모 형제들에게 휴대폰으로 전송되면서 한복은 하루에도 수 백 건 씩 세계인들에게 홍보가 되고 있다.
한국 전통복을 입고 환한 웃음을 지으며 기뻐하는 자녀형제들을 보는 고향의 핏줄들에게는 한복이 더 친근하게 다가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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