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농촌여성신문 공동기획-농업의 6차산업화를 이끄는 농촌여성들

▲ 의성군 춘산면 효선리에서 ‘지당들’이란 이름으로 유기농 마늘과 가공품을 생산하고 있는 이정하 씨는 대학 졸업 후 남편과 함께 ‘성공하는 농업’의 꿈을 이루어 가고 있는 젊고 의욕에 불타는 농촌여성이다.

⑧ 경상북도 의성군 ‘지당들’ 이정하 씨

농촌여성들의 활동분야가 기존의 생산 위주에서 판매, 유통, 서비스 분야로 다양화되며 농촌의 주인공으로 나서고 있다. 또한 여성 특유의 장점을 살려 농식품가공과 체험, 음식제조, 관광 등 농업의 6차산업화를 이끌며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농촌여성들도 늘어나고 있다. 농업의 6차산업화의 성장동력으로서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데 앞장서고 있는 대표적인 농촌여성들을 8회에 걸쳐 시리즈로 소개한다.

원예학 전공한 학사 커플…농촌 활력화 선두주자

유기농 마늘장아찌로 부가가치 높여
‘팜 파티’로 소비자 초청 연 2천명 참여
지역특산 ‘사곡감’ 탈삽기술 특허도 보유

이정하(41)씨는 의성군 춘산면 효선리에서 남편 박희태(45)씨와 약 1만5천평의 농사를 경영하고 있는 젊은 아낙이다. 17년전 남편과 대구대학교 원예학과 선후배로 만나 결혼한 이후 남편의 고향인 효선리에 정착해 줄곳 농업으로 성공을 꿈꾸어 왔다.
이 씨는 젊은 영농인답게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농산물을 생산물이 가공을 거치고 이를 통해 체험사업까지 곁들이면 훨씬 더 소득이 높아진다는 것을 수년간 몸소 터득했다. 정직한 농업으로 신뢰를 얻으며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여나가는 이 씨는 농업 6차산업의 대표주자다.

대도시서 자란 그녀
농촌의 희망을 그린다

▲ ‘지당들’의 가공식품은 유기가공인증을 받아 소비자 신뢰가 높다. 요즘엔 현대백화점의 ‘명인명품 매장’과 ‘이마트’ 에도 납품된다.
이 씨는 대구서 나고 대구서 자랐다. 대학교 2학년이던 꽃다운 나이에 당시 복학생이던 남편 박희태 씨를 만나 연인이 되었다.
24살 때 이정하 씨는 의성군 춘산면 오지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대학에서 원예학을 전공했지만 실제 농사는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그렇지만 두 사람은 농업대학 학사출신의 인재들이었고, ‘묻지마 농사’가 아닌 ‘계획된 농사’, ‘돈되는 농사’를 준비하고 실천했다.
마늘로 유명한 의성 특히 춘산면 땅은 석회질이 많아 마늘의 품질이 좋기로 소문나 있다. 부부는 유기농 마늘에 도전했다. “농산물은 자연을 닮아가게 되어 있지요. 유기재배는 자연을 닮아가는 것이고 당연히 우리 인간의 몸에 좋을 수밖에 없지요.” 그렇지만 마늘을 그대로 팔기 보다는 가공하면 3~4배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동기’를 자극했다. 이씨는 유기농 마늘을 원료로 유기가공식품에 도전했다. ‘지당들’의 마늘 장아찌엔 간장이 들어가지 않는다. 대신 소금과 유기농설탕, 감식초, 사과식초 등을 그만의 노하우로 배합해 저온저장고에서 1년 이상 숙성한다. 이렇게 하면 마늘의 고유한 영양성분이 파괴되지 않고 위의 소화흡수를 도와주면서 깔끔한 뒷맛을 느끼게 해 준다고 한다.
‘지당들’의 가공식품들은 현대백화점 압구정 점에도 입점하고, 이마트와 같은 대형 유통업체에도 납품한다. 품질을 자신하던 이 씨는 이들과의 계약 때 절대로 가격을 낮춰 입점하지 않았다. 오히려 바이어 측에서 ‘지당들’의 가격책정을 최대한 존중했다고 한다.
이 씨는 올해부터 기존의 마늘장아찌와 마늘쫑장아찌 외에 산나물 장아찌와 감 장아찌를 새로 선보일 계획이다.

의성 토종 ‘사곡감’을 살리다
‘지당들’의 또한가지 성장 엔진은 이 지역에서만 나온다는 재래종 ‘사곡감’의 재배와 판매다. 사곡감은 씨가 없어서 먹기에 좋고, 물이 많아 식감도 아삭하고 깔끔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단점이 있는데 유통기간이 일주일 정도밖에 안된다. 특히 감의 떫은 맛을 없애는 일이 중요한데(이를 ‘탈삽’이라고 한다) 지당들의 부부는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사곡감을 개별 진공포장해 탈삽하여 유통하는 방법을 개발했고 2011년엔 특허도 받았다. 그래서인지 가격은 시중 단감보다 2배정도 비싼 개당 1천원 선이다.
이 씨는 올해 사곡감을 이용한 감 장아찌를 선보일 계획이다. 12월 출시를 계획하고 있지만 3월부터 시작되는 ‘팜파티’ 행사 참가자들에게 우선 시식 행사를 갖겠다고 한다.

교육과 치유의 농업체험을…
이정하 씨와 남편 박희태 씨는 농촌체험에서도 앞서가는 농가다. 그런데 이들이 제공하는 농촌체험은 남다른 데가 있다. 체험객에게 최대한의 준비와 정성으로 만족감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다. 신개념 농촌체험인 ‘팜파티’를 도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벤트성 흥미위주의 체험 보다 즐기고 느끼고 알도록 하는 파티 개념의 체험을 우선시 한다. 그래서 이들은 농촌진흥청 인적자원개발센터에서 ‘팜파티’ 교육도 수료했다.
이 씨는 이 곳에 오는 도시소비자들에게 체험에 앞서 ‘농업이 왜 중요하고, 왜 농업을 우리가 유지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시켜준다. “방문객들이 농업의 중요성에 대해 교육을 받고 나면 밭에서 작물을 대하는 태도부터 달라져요.” 방문객에게 ‘교육적 효과’를 중시하는 이 씨의 말이다..
2013년 이 곳을 찾은 체험객은 2천명이 넘었다. 올해는 3천명 정도가 ‘지당들’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한다. 때문에 이씨 부부는 더 바빠지게 생겼다. “저희들은 농촌체험이 분명한 교육적 효과와 치유적 효과가 있다고 확신해요. 어린이들이 이곳 체험을 통해 농촌문화를 이해하고 우리 농산물에 입맛들이는 효과를 경험하길 바래요.” 이 씨는 특히 주부들의 체험도 중요하다고 본다. “주부들이 농촌교육을 통해 사람과 자연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경험을 갖고 농사체험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스트레스도 해소되고 우울감도 사라집니다. 부모 자신과 아이들에게 농촌체험은 여러 가지로 효과가 좋지요.”
대학시절 만나 부부의 연을 이루고, 철저한 준비로 시행착오를 줄이며 부농의 길에 들어선 이정하 씨와 박희태 씨 부부. 유기농 마늘, 유기농 감을 생산-가공-판매하고 이를 ‘팜파티’와 연계해 연 2~3천명의 방문객을 유치하려 드는 이 부부는 농업 6차산업화를 앞당기는 선두주자들로 손색이 없다.

■ 미니인터뷰 - 의성군농업기센터 김원영 지도사

현장에서 바라본 이정하 씨는…
“농촌 미래를 이끌 여성 인재”

“이정하 씨와 남편 박희태 씨는 의성군 농업의 미래를 이끌 인재들이지요.” 경상북도 의성군농업기술센터의 김원영 지도사는 그동안 지켜보았던 이정하 씨 부부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크다며, 이들 부부가 지금처럼만 꾸준히 성장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지도사는 “사실 농업이야 말로 정말 희망적인 직업이고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요즘 젊은이들에게 도시에서 스트레스 받으며 월급쟁이 생활하느니 농촌에서 억대 수입에 도전하기를 권유하고 있다.”며, “‘지당들’의 이정하 씨 부부야 말로 대학서 농업관련 학과를 전공하고 확실한 목표와 계획을 갖고 농촌에 몸담아 성공한 케이스”라고 말했다.
늘 배우고 도전하고 꾸준히 추진하는 마음가짐이 이들 부부의 큰 장점이라고 말하는 김 지도사는 “앞으로 지당들에서 진행하고 있는 ‘팜파티’를 더욱 활성화시켜서 농업 6차산업화를 앞당겨 나갔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현재 ‘의성을 찾는 사람들’이라는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며 전국적으로 의성군 귀농을 이끌고 있는 김 지도사는 현대인들이 귀농과 귀촌을 통해 제2의 인생에 성공하는 길을 물심양면 돕고 있기도 하다.

■ ‘지당들’ 이정하 씨의 성공 포인트

첫째, 철저한 계획과 검증으로 도전한다 농업을 전공한 부부로서 충분한 지식과 정보를 갖추고 면밀한 농업경영 계획을 갖추고 과감하게 추진했다
둘째, 자신의 여건과 소비자 성향을 정확히 인식 자신의 영농규모, 지역여건(의성마늘, 사곡감 등)의 가치와 상품성을 인식하고 소비자의 신뢰를 우선하는 가공식품으로 도전했다.
셋째, 신개념 체험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팜파티’라는 신개념 농촌체험프로그램으로 부모와 자녀는 물론, 유치원, 학교, 동호회 등이 부담없이 즐기고, 느낄 수 있는 농촌체험프로그램을 고민하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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