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영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수급관리처장

▲ 조해영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수급관리처장

"농민들의 춥고 무거운 마음에
가장 따뜻한 힘을
줄 수 있는 것은 소비자들이다."

아직도 이곳저곳에서 폭설 소식이 들려오고 있지만, 길고 긴 겨울의 터널을 지나 차가운 땅이 녹고, 봄의 따스함이 시작되는 우수가 얼마 남지 않았다. 그동안 한국경제는 세계경제의 침체기 영향으로 저성장의 무게에 짓눌려 힘겹게 걸어왔지만, 경제회복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과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봄에 대한 기대는 우리 모두의 마음을 한결 가볍게 한다.

그러나 경제회복에 따른 실질소득 증가에도 불구하고 실질소비는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작년 여름부터 전반적인 채소 생산량 증가가 가격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체감물가는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그러나 풍성한 수확에 따른 가격하락의 부담은 농민들에게 전가되어 풍작의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근심의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특히, 마늘과 고추, 가을배추의 생산량 증가에 이어 제주 월동무의 급격한 출하량 증가로 수급조절매뉴얼상 하락경계 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정부의 시장격리와 수매, 생산자단체의 자율감축과 민간의 소비촉진 등의 노력이 진행되고 있지만 농민들의 마음은 여전히 무겁다.

작년 한해 태풍이나 장마, 한파 등에 따른 농작물 피해가 적어 현재까지 대부분의 신선 채소가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공급되고 있지만, 가격하락의 영향으로 향후 농가들의 재배면적이 감소하고 이상기후로 생산량이 급감한다면 주요 농산물의 물가상승은 불가피하다.
또한, 국내 생산량 감소는 가격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저렴한 수입 농산물에 대한 의존성을 심화시켜 상대적으로 비싼 국산 농산물은 외면받을 수 밖에 없다.

호주에 이어 중국, 캐나다와의 FTA 체결과 TPP(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를 앞두고 있는 한국의 경제영토는 세계의 58%를 차지하며, 칠레(79%), 멕시코(64%)에 이어 세계 3위이다. 경제영토의 확장은 국산 농산물의 수출 확대뿐만 아니라, 저렴한 수입 농산물 증가도 동반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유로 올해 수급조절위원회의 역할과 기능은 더욱 중요하다.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하락보다 부족한 물량으로 인한 가격상승은 연쇄적인 물가상승을 초래하며 그 파급력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급격한 기상변화에 따른 주요 농산물의 수급불안정을 즉각적으로 포착하여 관련기관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의 균형 있는 이익을 추구할 수 있도록 수급조절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은 더욱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aT는 이미「주간 알뜰장보기」정보를 TV나 인터넷 외에 SNS(카카오 스토리), 모바일앱 등을 통해 제공하여 소비자들이 신선한 농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돕고 있지만, 기존의 농산물 정보가 기관별로 분산되어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을 개선하고, 개인 맞춤형 최신 정보를 원스톱으로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해 IT기반의 공동 정보플랫폼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생산량 증가로 농산물 가격이 저렴한 이때에 소비자의 힘과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농민들의 춥고 무거운 마음에 가장 따뜻한 힘을 줄 수 있는 것은 소비자들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최소의 비용으로 최고의 만족을 추구하는 스마트한 소비자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저렴하고 신선한 국산 농산물은 가장 스마트한 소비대상이며, 한국의 경제영토가 급속히 확장되는 가운데 우리 농업을 지키는 흔들리지 않는 주춧돌로 작용할 것이다. 아직은 추운 겨울의 끝자락, aT와 카스(카카오 스토리) 친구맺기를 시작으로 건강과 햇빛을 머금은 저렴한 국산 농산물과 함께 설레는 봄을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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