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일 (사)농촌사랑범국민운동본부

▲ 박영일 (사)농촌사랑범국민운동본부 사무국장

"어떤 분야이든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
뿌리가 튼튼하면
가지가 무성하고 번영한다."

변화무쌍한 시대에는 새롭게 도전하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운명이란 외부에서 오는 것 같지만 대개 자기의 운명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다. 삶이란 우리 인생 앞에 어떤 일이 생기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자신에 대한 성찰과 더불어 정체성을 더욱 확고하게 하고, 나름대로의 삶의 목표를 새롭게 정해 실천해 나가 보자.

농산물 시장 개방, 기상이변, 식탁의 서구화 등으로 농촌의 현실에 어려움도 많지만 한편으로 우리 농촌을 고무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많다.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는 지난 해 한국을 방문하여 농업은 앞으로 20~30년 안에 가장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라고 했다. 그래서 “젊은 인재들이여, 지금이라도 농부가 되라”고 했다. 이유는 농산물 수요는 늘어나는데 생산량은 줄어들기 때문에 농업인들이 적절한 영역을 찾고 효율성을 높이면 얼마든지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했다. 모든 것은 생각하고 노력하기 나름이다. 위기는 얼마든지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다. 부정을 긍정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겠다는 결심을 단단히 할 때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현재 우리의 농정은 농업과 첨단과학기술의 접목, 6차산업화를 통해 농업을 신성장산업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속적인 농업성장과 고부가가치화를 위해서는 생산·유통·가공·관광산업과의 연계를 통한 6차산업화가 필수 과제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우리 농업인들은 청마의 해를 맞이하여 다시 한 번 근본을 생각하는 기회를 가져보자. 도약하기 위해서는 바탕이 튼튼해야 한다. 그 바탕은 역시 1차산업으로서 우수한 농산물 생산이다. 그게 바로 농업영역 확장의 뿌리가 된다. 품질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지 않고서는 2차 가공, 3차 유통·농촌관광화의 성공적인 패러다임으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 창조경제도 결국 기본이 충실해야 융합의 부가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

지난해 필자는 강의 차 제주도에 여러 번 간 적이 있었다. 제주도 농업인들이 수입농산물인 오렌지·바나나 등의 품질에 지지 않기 위해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았다. 품질 경쟁에서 밀리면 곧 죽는다는 각오였다. 당도 1브릭스를 올리기 위해서 유기농 재배, 다양한 효소의 시비처리, 과수원 바닥에 검은 멀칭을 까는 등 품질향상에 심혈을 기울이는 장면을 보았다. 이런 노력 덕분에 지난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시군별 농업경쟁력 평가에서 제주시가 1위를 한 지방자치단체이기도 하다.

전북 장수군은 ‘화학비료 제로 선언’을 통해 한우·사과를 최고급 브랜드로 키운 결과 현재는 농가의 70%가 연소득 5000만원 내외의 중산층이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경북 김천 어모농협에서는 포도 규격화 생산을 전개하여 농가소득증대를 꾀하고 있다. 거봉품종은 한 송이에 500~700g, 캠벨품종은 450g 기준으로 생산을 하자는 운동이다. 그래서 농업인들은 포도나무 하나에 몇 송이를 달리도록 할 것인가를 디자인을 한 후 알솎기를 하게 된다. 그야말로 포도 한 송이에 혼을 불어넣는 농사를 짓게 되어 오늘날 ‘꿈앤들’포도는 소비자의 인지도를 높여 나가고 있다.

그렇다. 어떤 분야이든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 뿌리가 튼튼하면 가지가 무성하고 번영한다는 ‘근심지영(根深枝榮)’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청마처럼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기 위해서는 근본을 중요시하는 영농계획으로 실천해 나가 보자. 더욱 희망찬 새해를 만들어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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