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은 ‘걸어 다니는 도서관’이란 말이 있다. ‘노인 한 사람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불타 없어진 것이다’라는 소말리아 속담도 있다. 노인을 도서관에 비유한 것은 사람이 지혜의 원천이고 노인들이 온갖 역경을 딛고 쌓아온 경험과 지혜야말로 수천권의 책과 다름이 없다는 것이다. 전통사회에서 노인은 갈등의 조정자였다. 마을의 중대사를 결정할 때 반드시 원로의 의견을 듣고 문제를 해결했다. 모계사회 문화가 남아있는 동남아의 농촌마을에는 지금도 손주 돌봄은 모두 조부모의 몫으로 남아 있다.
최근 핵가족화가 심화되면서 손주들은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자랄 기회조차 없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사업을 펼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할머니와 손자 간 이해와 소통을 가능하게 했던 할머니의 따듯한 무릎교육을 부활시켜 후대에 민족문화의 정서를 전달하고 유아들의 인성을 함양하고 노인들에게 사회참여의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우리 선조들은 예전부터 격대교육(隔代敎育)을 해왔다. 할아버지가 손자, 할머니가 손녀를 맡아 잠자리를 함께 하면서 교육한다는 말이다. 부모가 자녀를 직접 교육하면 자녀에 대한 지나친 욕심이 앞서 자녀가 잘 따라오지 않고 저항심을 불러일으킨다. 이런 때 조부모는 손자 손녀를 소중하게 여기고 아이의 생각과 요구를 귀담아 듣고 감정을 절제한 상태에서 타이르므로 아이가 저항 없이 그 뜻을 따르기에 저절로 교육이 된다고 보았다.
가족공동체의 인성교육이 강조되는 시점에서 ‘이야기할머니’ 사업은 핵가족시대의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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