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헌 천안연암대학 교수, 귀농지원센터 센터장

"기초적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정부나 지자체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데
이 중의 하나가
일터에서의 화장실 문제이다."

▲ 채상헌 천안연암대학 교수, 귀농지원센터 센터장
지난 수년 간 우리 사회는 ‘귀농열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귀농·귀촌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정부발표에 의하면 귀농·귀촌 가구 수는 2007년까지는 2천 가구 내외였지만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계기로 2009년부터 증가하고 있으며 2012년에 크게 증가하여 약 27,000가구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도 다양한 정책 대응을 확대하고 있는데 필자는 ‘농촌 들녘의 공중 화장실 설치’를 제안해 보고자 한다.
최근의 귀농현상을 살펴보면 젊은 층의 귀농·귀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실제로 귀농인 연령 통계 자료에 의하면 2010년 우리나라 농가 인구 가운데 60세 이상 인구의 비율은 41.8%였고 귀농·귀촌 인구 가운데 그 비율은 18.9%였다. 50세 이상 인구 비율은 각각 61.0%와 54.7%였다. 귀농·귀촌 인구의 연령이 더 젊다고 말할 수 있는데, 특히 50~59세 (35.8%), 40~49세(30.2%)등 젊은층의 귀농·귀촌 인구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다. 귀농·귀촌 인구 증가의 배경을 살펴보면, 이전의 귀농이 도시에서의 실패나 경제적 이유 등에 의한 생계형 또는 현실 도피형 귀농이 많았다면 최근의 귀농·귀촌은 살아가는 방식을 전환하는 ‘삶의 좌표 이전형 귀농·귀촌이 증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요컨대 농촌 생활이 경제적으로 다소 궁핍하고 육체적으로 힘들어도 내 생각과 가슴이 풍요로워 지는 삶을 추구하는 ‘삶의 질 향상’을 꿈꾸며 귀농·귀촌을 생각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농촌의 현실은 어떠한가? 앞으로도 귀농은 연령대는 낮아지고 여성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들의 농촌생활에 대한 두려움과 불만 중 가장 큰 원인으로 삼는 것은 교육, 문화, 의료 등 농촌복지 미비를 꼽는다. 이들에게 도시에서 받던 서비스에 근접 할 수 있도록 격차를 줄여 도시민의 눈높이에 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초적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정부나 지자체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데 이 중의 하나가 일터에서의 화장실 문제이다. 귀농·귀촌이 도시에서의 소비적 생활을 버리고 농촌에서의 소박한 삶을 꿈꾼다고는 하나 이런 삶이라고 해서 맑은 물 한 모금 입에 물고 파란 하늘만 보고는 살수 없는 노릇이다. 이러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경제적 소득을 대부분 농업에서 얻어야만 한다. 하지만 이들 귀농인이 마을 주변의 문전옥답을 구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집에서 한참을 떨어져 있는 곳에 농지를 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때 특히 여성들에게 있어서 화장실 이용은 현실적으로 커다란 고역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는 기존의 여성농업인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제이다.
하지만 예전에도 다 그랬다는 식으로 경운기나 노적가리 뒤에 몸을 숨기고 볼일을 봐야 한다는 것은 특히 여성농업인에게 있어서 참으로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상황이지 않을 수 없다. 필자는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여성농업인들로부터 이와 같은 하소연을 듣고 있는데, 이웃나라인 일본의 한 지역에서는 이와 유사한 정책을 실시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역시 사후관리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관리의 문제도 고려해야 하므로 우선 지방 간선도로의 버스 정류장 등에 설치한다든지, 들녘 한복판의 경우는 농토에 환원 하는 방식의 위생적인 시설을 갖춘 생태적 화장실의 설치도 고려해 봄직하다. 이러한 생태적 화장실은 최근 가정의 주택 내에도 설치할 정도로 위생적인 방식들이 개발되어 있다. 농촌여성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정부나 지자체가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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