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미래다’-제주 월동작물의 실태와 전망

2014년 갑오 새해를 맞아 본지 새 기획으로 도별 농업기술 중점 지도과제와 앞으로의 발전방향을 집중 탐색하기 위한 특집기사 ‘농업이 미래다’를 마련한다.
이 특집기사를 통해 한국 농업의 실상과 향후 발전방향의 청사진을 확인해 보는 기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

▲ 손명수 제주농업기술원 기술지원조정과장.
제주농업 집중탐사 특집시리즈 제2편으로 ‘제주 월동작물의 실태와 전망’을 알아보기 위해 제주도농업기술원 손명수 기술지원조정과장을 만났다.

손과장은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취재안내를 하는 차안에서 연신 제주의 월동(越冬)작물에 대한 자랑에 들떠 있었다. 손과장은 제주도의 월동채소 비단 먹거리제공 채소공급기지 역할 뿐만이 아니라 더 소중한 부가가치를 안겨주고 있다고 했다.
“황량한 겨울에 채소가 자란다는 것은 제주도를 찾아오는 관광객에게 말로 표현하기 힘든 소중한 관광소재가 된다고 봅니다.”
그는 겨울채소 수확이 바쁠땐 내륙(內陸)의 일손도 빌리게 된다고 했다. 그리고 채소 공수(空輸) 전용 항공기가 뜨고 배가 활발히 운행된다고 했다. 그는 대표적인 월동작물을 다음과 같이 열거 소개해 줬다.
“첫째 월동 무는 전국시장점유 1위작물로 시장점유율 80~90%에 이릅니다. 당근은 경남 일원과 부산, 구미 등과 경합하는데 제주당근의 전국시장점유가 50%에 달합니다. 양배추는 서산, 해남, 진도와 경합중인데 제주 양배추가 전국시장 점유율 23%에 이릅니다. 브로콜리는 당초 강원도 고냉지에서 여름작물로 재배되었습니다. 그리고 전남 신안 등지에서 재배되었습니다. 2002년 브로콜리가 제주에 상륙, 지금은 브로콜리 전국소비량의 90%를 제주도가 생산, 공급해 내고 있습니다. 현재 브로콜리 재배면적이 1,500ha에 육박, 30여 호가 광작(廣作)을 해 올해 시장을 석권하고 있습니다. 코라비는 색감과 식감이 좋아 호텔에 주로 납품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도와 색상, 육질이 좋아 일부 가정에서 물김치를 담그는데 쓰고 있습니다. 이 코라비는 종전에는 충북 옥천에서 가울에 수확해 오던 것을 제주도가 들여와 지금은 제주도가 100% 전량을 생산해 내고 있습니다.”
겨울감자는 가을에 파종해 1~2월 중 출하된다. 겨울감자 밭에 묻혀있다가 육지로 팔려 나가는데 그 인기가 최고란다. 시장점유 100%라고 자랑했다. 잎마늘은 경남 남해와 경합중인데 제주도 잎마늘 시장점유율 90%란다. 조생양파는 시장 점유율 40%라고 했다. 잎쪽파도 겨울에 생산해 낸다. 500ha 재배중인데 출하시기와 날씨에 따라 가격진폭이 크다고 했다. 한때 시기가 맞아 10kg당 23만원 금값을 받아낸 적이 있다고 했다.
쪽파는 폭설이 내리면 파가 눈에 짓눌러 수확차질이 온다. 따라서 눈폭탄과 바람피해를 막는 터널재배를 해야 된다. 서귀포시 안덕면 화개리 이순익 씨는 5,000평 내외에 쪽파 터널재배를 통해 연 2~3억원의 조수입을 거둔다고 했다.
제주도내 겨울채소 재배면적은 총 1만4천ha에 이르고 재배농가는 2만여호에 달한다.
여기서 겨울채소 판매동태와 앞으로 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금년에는 뜻밖에 태풍이 거의 전무해 생산과다로 오히려 일부채소 가격폭락에 고전중이라고 했다. 겨울채소 재배 소득은 월동 무, 브로콜리, 당근의 경우 평당 4~5천원의 소득을 얻어 벼농사 소득보다도 높은 값을 수취하고 있다. 따라서 제주도의 농가호당 연간소득은 3,950만원으로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끝으로 제주 겨울작물의 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먼저 제주도의 인력난 심각합니다. 4년전 여자인건비 일당 45,000원이던 것이 2013년 75,000원으로 급등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력대치 기계화 영농을 서둘러야 합니다. 그리고 농가개별단위에서는 가족노동력으로 농사를 감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조·중·만생종 품종을 다양화 하여 일손분배 수확 및 출하조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작형다변화로 일손을 덜어나가야 합니다.
2013년과 같이 태풍이 전무해 풍작이 올 경우 홍수출하 억제로 제값받기를 위한 저장고와 작업실을 마련하는 등 판매전략도 철저히 구상, 정비해야 됩니다.”
손과장은 이런 말을 남기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앞으로 육지에서 재배가 어려운 채소 를 유인, 새소득원 창출에 힘쓸 계획입니다. 그리고 제주도에는 많은 중국관광객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중국인이 선호하는 채소의 선발과 식단개발에도 힘쓸 생각입니다.”

■ 현장인터뷰 -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 동백영농조합법인 김희진 대표

무청시래기 상품화로 무만큼 소득창출

월동 무를 재배해 뿌리와 무청을 시래기로 가공, 판매중인 동백영농조합법인 김희진 대표를 만났다.
김희진 대표는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가 월동 무 주산지임을 감안, 경쟁력을 키우고자 2010년 3월 주위농업인 5명을 규합, 동백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대표로 활동중이다.
동백영농조합의 월동 무 재배규모는 15~20만평 내외이다. 재배지는 땅을 빌려 농사를 짓기 때문에 해마다 규모가 다르다.
“강원도 고랭지 무품종을 들여와 농사를 짓기 때문에 9월초 기계파종을 시작해 한달간 파종작업을 마칩니다. 그후 100일 동안 키워 수확, 판매하게 되는데 한꺼번에 전량을 수확해 판매하는게 아니고 시세를 보아가며 뽑아서 팝니다. 그리고 뽑힌 무의 무청을 잘 선별해 간추려서 기계세척을 합니다. 세척된 무청 역시 기계 찜통에 삶아 20kg단위로 냉각 압축, 시래기를 만들어 포장해 팔고 있습니다. 압축 냉각된 시래기도 냉동창고에 보관해 시세를 보아가며 판매합니다. 무청시래기는 전국의 추어탕, 순대국집, 감자탕 집에서 많이 찾고 있습니다.”
동백영농조합은 기계영농, 기계세척, 기계가공 등의 작업으로 상용인부 10명을 고용해 일당 7만원을 지급한다.
비상근 무청 선별 여성인부는 매일 20여명을 고용해 6만3천원을 준다. 김대표는 모든 업무를 기계화해 종전 밭떼기 판매시보다 소득을 크게 높이게 된 것이 기쁘다고 했다.
작년 무 풍작으로 시래기값이 더 좋아 큰시름을 던다고 했다.그리고 조합설립으로 일자리를 창출, 사회적으로 기여하게 된 것 또한 큰 보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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