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농림축산식품부가 고춧가루와 김치의 매운맛을 등급으로 표시하는 매운맛 표준규격을 발표했다.
고추의 매운맛은 화학물질인 ‘캡사이신(Capsaicinoid)에서 나온다.
고추의 매운맛을 측정하는 단위는 국제적 기준인 S.H.U(Scoville Heat Unit)를 사용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매운맛 고추는 멕시코산 아바네로라는 품종으로 무려 30만~1백6만5천 소코빌, 우리가 잘 아는 월남고추가 5만~24만 소코빌, 우리나라에서 가장 맵다는 청양고추는 4천~1만2천 소코빌로 멕시코산 아바네로가 청양고추보다 무려 10배나 더 매운 고추인 셈이다.
고추는 임진왜란 때 왜군이 화생방 용도로 들여와 고추(왜개자)가 처음 우리나라에 소개되었다고 한다. 왜개자(倭芥子)라 부르는 이 고추는 하도 매워서 이걸 타서 먹으면 사람이 죽기도 했다고 한다.
필자가 필리핀에 거주할 때 옆집 미국인 교수 부인은 항상 집을 나갈 때 치한이나 개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고추의 캡사이신 액체가 들어간 호신용 분무기(권총형)를 가방에 넣고 다닌 것을 본적이 있다.
매운맛의 등급은 국제적 기준인 스코빌 지수보다 더 객관적이라는 ppm으로 표시했다. 고춧가루 캡사이신 함량이 150ppm 미만이면 ‘순한 맛’으로 정했다. 150~300ppm은 ‘덜 매운’, 300~500ppm은 ‘보통 매운’, 500~1000ppm은 ‘매운’ 맛이다. 1,000ppm이 넘으면 '매우 매운 맛'이다. 이 등급에 따라 김치는 캡사이신 함량이 2.9ppm미만이면 ‘순한’으로 2.9~14.9ppm이면 보통매운, 14.9ppm이상이면 ‘매운, 등 세 등급으로 구분했다. 바야흐로 우린 지금 맛의 등급시대를 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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