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여는 세상-여성최초 ‘농업 마이스터’, 제주 서귀포시 에델농원 현세미 씨

‘농업 마이스터’ 마인드 살려
농업인들과 만나서 의논하고
모자란 전문지식도 더 쌓아야죠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재배품목에 대한 전문기술과 지식, 경영능력을 갖추고, 이를 다른 농업인 등에게 교육·컨설팅 할 수 있는 농업분야 최고의 장인(匠人)인 ‘농업 마이스터(전문농업경영인)’ 102명을 처음 지정했다. 여기에 여성으로서는 유일하게 제주 서귀포시 에델농원 현세미(49·사진) 씨가 선정됐다. 갑오년 새해를 맞아 ‘농업 마이스터’로서 여성농업인과 귀농인들의 ‘멘토’가 되겠다는 각오를 보이는 현세미 씨를 만나봤다.

-먼저 갑오년 새해 소망과 각오 한 말씀.
올해는 ‘농업 마이스터’로서의 마인드를 살려서 현장에서 농업인들을 만나고, 같이 의논하면서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만들고 싶어요. 모자란 전문지식도 공부로 더 보충하고요.
-지난해 처음 도입된 ‘농업 마이스터’에 여성으로서 처음 선정됐는데, ‘농업 마이스터’에 도전한 이유는?
관행적인 농사에서 벗어나 이론 무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느끼고 먼저 지난 2009년 제주농업마이스터대학에 지원했습니다. 그곳에서 감귤에 대한 모든 과정을 마치고,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업 마이스터’에 도전했고 1·2·3차 관문을 통과해 ‘농업 마이스터’로 지정됐어요.

-‘농업 마이스터’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필기시험과 교수능력 등 역량평가, 현장심사 등 심사과정이 까다로웠을 텐데….
제주농업마이스터대학에서 배웠던 내용과 원예학을 틈이 날 때마다 공부했는데, 필기시험 때 이것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교수능력 등 역량 평가 때에는 그동안 갈고 닦은 역량을 끌어 모아 면접을 봤습니다. 면접 당일에는 수험생들끼리 서로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등 분위기가 훈훈했죠. 현장심사를 할 때에도 학교 측에서 많은 컨설팅을 해 주셔서 모자란 부분들을 보충하고 심사에 임할 수 있었어요.

-FTA 등 시장개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향상은 물론, 마음가짐도 중요하리라 생각하는데….
미국과의 FTA 체결에 이어 중국과도 FTA 협상이 추진되고 있어 농업인들의 마음이 매우 무거운 것이 사실이에요. 하지만 저뿐만 아니라 주위를 둘러보면 정말 어떠한 파도가 밀려와도 부서지지 않을 바위처럼, 품종 갱신 등 고품질 농산물 생산을 위한 노력과 열의가 이미 농가들이 마음에 자리 잡고 있음을 느낄 수 있어요. 저도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처럼 거듭나기 위해 농사에 전념하고 있어요.

-‘농업 마이스터’로서 자부심과 함께 지역농업을 선도하고, 기술을 공유하기 위한 책임감도 클 것 같은데….
마이스터는 ‘장인’입니다. 그런데 ‘농업 마이스터’는 그냥 장인과는 조금 달라야 한다고 생각해요. 오랜 세월 숙련된 기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농업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얼마 안 됩니다. 자연 환경과 더불어 공유해야 하죠. 그래서 서로 ‘윈윈(win-win)’해야 하는데, 우선은 제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농업인과 귀농인들의 멘토가 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에요.

-농촌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여성이기에 겪는 특별한 애로사항은 없어요. 옆에서 남편이 잘 도와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농촌현장에서 여성·남성은 중요치 않아요. 여성도 농부이니까요.

-농사 규모는?
현재 우리 농장에서는 감귤·한라봉·골드키위를 재배하고 있어요. 골드키위는 66,000㎡(2만평), 타이벡 감귤 16,500㎡(5천평), 한라봉 19,800㎡(6천평), 무가온 하우스 6,930㎡(2천100평)…. 재배면적이 꽤 되죠.

-고품질 감귤, 참다래 생산을 위해 투입하고 있는 기술적 노하우는? 그리고 이러한 기술을 어떻게 배웠나?
고품질 감귤을 생산하기 위한 패키지사업으로 지난 2011년 성목이식사업을 추진해 높은 이랑 타이벡 재배를 하고 있어요. 6월 장마 전에 과수원에 타이벡을 덮어 수분을 조절해 당도가 높은 감귤을 생산하고 있죠. 또한 점적관수시설과 스프링클러, 우산식 지주대 등 고품질 감귤 생산에 필요한 제반시설을 갖춰 영농의 과학화와 일손 절감에 한 몫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은 서귀포농업기술센터의 시범사업으로 기술지도를 받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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