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농촌여성신문 공동기획-농업의 6차산업화를 이끄는 농촌여성들

▲ 강원도 평창군에서 자라는 야생 민들레를 재료로 ‘민들레김치’를 처음 선보였던 ‘박광희 김치’의 박광희 대표. 그는 이제 이 지역의 천연재료를 활용해 40여종의 ‘약선김치’를 생산하며, 김치의 차별화, 고급화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

 ■ ② 강원도 평창 ‘박광희 김치’ 박광희 대표

민들레·곰취·당귀 활용 ‘약선김치’로 소비자 사로잡다

다품종 소량 생산 최고 품질 고집
중국 관광객 대상 ‘김치아카데미’추진
매운 맛 줄인 ‘반지김치’로 새로운 도전

농촌여성들의 활동분야가 기존의 생산 위주에서 판매, 유통, 서비스 분야로 다양화되며 농촌의 주인공으로 나서고 있다. 또한 여성 특유의 장점을 살려 농식품가공과 체험, 음식제조, 관광 등 농업의 6차산업화를 이끌며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농촌여성들도 늘어나고 있다. 농업의 6차산업화의 성장동력으로서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데 앞장서고 있는 대표적인 농촌여성들을 8회에 걸쳐 시리즈로 소개한다.

강원도 산골에서 나는 천연재료만을 사용해 건강에 좋은 ‘약선김치’를 개발해 김치산업의 새로운 성장 분야를 이끌고 있는 박광희(60) 대표. 그는 민들레, 오가피, 당귀, 곰취, 뽕잎, 두릅, 냉이, 더덕 등을 활용해 건강과 맛, 향토의 풍미를 더한 40종이 넘는 ‘약선김치를’ 개발, 시판하고 장류사업에도 도전하면서 올해 5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 박광희 대표의 외동아들 최광석씨는 현재 평창군 4-H연합회장을 수행하면서 박 대표를 돕고 있다.
귀농 17년…농촌의 가치를 높이다
그는 원래 도시여성이었다. 서울 강남구 서초동에서 큰 음식점도 경영했었고, 중국에서도 사업체를 운영했었다. 그러나 그의 길이 아니었는지 모든 사업을 접고, 1996년 이곳 평창 시골마을에 터를 잡았다.
2002년 우연한 계기로 박대표는 MBC가 주최한 ‘김치명인전’에 참가해 ‘고들빼기김치’로 ‘명인’에 선정됐다. 이후 MBC와 일본 후지TV가 공동으로 개최한 ‘한일 음식문화 교류전’에 참여했던 박대표는 곧바로 본격적인 김치사업을 시작했다.
“‘민들레’였어요” 차별화된 자신만의 브랜드 김치를 목표했던 박대표에게 ‘민들레김치’라는 아이디어는 사업 성공의 물꼬를 터 주었다. “민들레는 세계에서 건강에 가장 좋은 식물 중 하나예요. 비타민 A와 칼륨이 풍부해 위장과 간을 튼튼하게 해주고 피를 맑게 해줍니다.” 그는 수차례 시행착오 끝에 2003년 ‘민들레김치’의 완성도를 높였고 소비자의 호응도 높아져 갔다. 이즈음 그는 SBS의 ‘맛대맛’ 프로그램에 자신의 김치 10여종을 협찬하면서 유명세가 높아져 갔다. 2005년엔 현대백화점으로부터 추석 명절에 VIP 고객을 위한 선물세트를 만들어 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당시 현대백화점에 납품한 김치와 산마늘조림 세트가 8천개. 박대표는 매출보다도 국내 최고급 소비자 집단에게 자신의 제품을 알린다는 기쁨이 컸다고 한다.

‘김치 아카데미’로 중국 소비자 유치
박 대표는 현재 ‘민들레김치’외에도 ‘고들빼기김치’, ‘곰취김치’, ‘두릅김치’, ‘달래김치’, ‘뽕잎김치’ 등 40여 종의 약선김치를 생산하고 있다. 올해 야심작으로 ‘반지김치’를 준비하고 있다. ‘반지김치’는 일반 김치와 비슷하게 양념이 들어가지만 고춧가루를 줄여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 노약자, 외국인 등의 입맛을 공략하는 제품이다. “‘반지김치’는 밥과도 어울리지만 빵하고도 무척 잘 어울릴 것”이라며, 서양사람들이 식사때마다 샐러드를 먹는 대신 ‘반지김치’를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올해 또 한가지 준비하고 있는 사업은 ‘김치아카데미’의 운영이다. 중국에서 6년간 유학현 경력이 있는 아들 최광석씨에게 이 프로젝트를 맡길 생각이다. 아들 김씨는 현재 평창군 4-H연합회장과 4-H 강원도연합회 부회장을 맡으며 촉망받는 농촌의 후계인력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 “4년 후엔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잖아요. 앞으로 중국 관광객들이 늘어날텐데 중국의 상류층들을 대상으로 김치체험과 택배 사업도 시도할 생각입니다. 아마도 중국어도 잘하고 현지 사정도 잘 아는 아들이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농촌 ‘가족기업’ 지원해야
‘박광희 김치’는 지난해 매출은 3억원을 넘었고, 올해는 5억원을 목표로 한다. 2010년 강원도농업기술원에서 지원한 장류사업의 본격적인 매출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당시 안중찬 원장님과 권경희 과장께서 저희 사업에 깊은 관심으로 지원해 주셨지요.” 박 대표는 농업기술원의 지원뿐만 아니라 내일처럼 자신의 사업 활성화를 지도해준 생활자원과 직원 모두에게 아직도 깊은 감사를 느끼고 있다고 한다.
현재 이 회사의 임직원은 박대표와 동생 정연희(53)씨, 그리고 아들 최광석씨 이렇게 세 사람이 전부다. 이들이 올해 5억의 매출을 기대할 만큼 알찬 가족기업이다. 그렇지만 정책지원에서 취약하다. 사실 김치, 장류 등과 같은 농산물 가공품류는 농촌여성 2~3인이 모여 소규모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사업체마다 식품위생법에 부합하는 갖가지 조건을 충족시키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 그래서 박광희 대표는 정부가 농촌의 소규모 가족기업의 애로사항을 충분히 듣고 해법을 찾는데 함께 고민해 주길 바라고 있다.
“그동안 농업기술센터, 농업기술원 등으로부터 받은 교육이 큰 힘이 됐어요. 제가 김치사업을 하면서 자신의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험요소를 진단해 볼 수 있는 ‘SWOT 분석’도 하고 있고요. 다양한 마케팅 기법도 배우게 됐습니다.”
17년전 농사경험도 전혀 없이, 농토도 마련하지 못한 채 귀농했던 박광희 대표지만 이제 ‘박광희 김치’는 약선김치와 고급김치의 대명사로 통한다. 비결을 묻자 그는 “‘정직’, ‘인내’, ‘계획’입니다.”라고 말한다. 강원도 농촌의 천연재료를 김치에 적용해 약선김치로 브랜드 파워를 키워가고 있는 박광희 대표. 이제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김치아카데미’를 통해 김치문화 확산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는 그는 농촌의 6차산업을 이끌어 가는 숨은 동력이다.
 

■ 평창군농업기센터 황혜영 지도사

현장에서 바라본 박광희 대표는…
“긍정적 마인드로 무장한 열혈 여성”

박광희 대표는 한마디로 ‘긍정의 여인’입니다. 강원도 평창군농업기술센터 황혜영 생활지도사는 가까이서 바라본 박광희 대표를 한마디로 이렇게 정의한다. 늘 “할 수 있다”는 신념과 자신감이 넘치는 여성이라는 것. 보통사람들이라면 쉽게 포기할 수 있는 일에도 그는 열정을 갖고 꾸준히 매달려 결국 성취해 내고야 만다는 것이다.
지금 정도로 사업을 일궜으면 조금 안일해 질 수도 있는데 평창군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리는 교육엔 빠짐없이 참석해서 열심히 배우는 자세도 박대표의 큰 장점으로 꼽았다.
황 지도사는 4년 후 올림픽을 대비해서 요즘 평창 향토음식 발굴과 이를 글로벌 음식으로 개발하는 일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데 박 대표의 독창적인 김치사업은 평창군의 향토음식 개발에도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창업을 꿈꾸는 농촌여성들이 박광희 대표와 같은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마음, 무언가 배우려는 자세 등을 배웠으면 좋겠다.”는 황 지도사는 “이제 장류분야도 진출했으니 박 대표가 평창 향토음식을 세계화시키는 일에도 기여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박대표를 격려했다.

 ■ 박광희 대표의 성공 노하우

첫째, 신뢰 절대 소비자를 속이지 않는 정직한 마음으로 일한다. 크리스찬인 그는 하나님 앞에 정직하라는 ‘코람데오’를 늘 가슴에 새기며 제품에 정성을 다한다.
둘째, 인내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는다. 어떤 일이 잘못 되더라도 손해만 생각하지 않고 그 일에서 늘 경험과 교훈을 얻고 다음 단계를 준비한다.
셋째, 계획 나의 처지와 능력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여건에 맞게 계획을 세워 사업을 추진한다. 절대 무리하지 않고 자신의 역량 껏 최선을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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